영국의 정신분석가인 죤 볼비는 영아의 정상적 애착이 인간의 건강한 발달에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이론을 주창하였다. 그에 따르면 '따뜻하고 친근하고
지속적인 어머니와 아이와의 관계에서 만족과 즐거움을 느낄 때' 애착이 일어난다고 한다. 대개 애착은 한사람에게 일어나지만 아버지와 양육자 등
여러사람에게 일어나기도 한다. 애착은 점진적으로 발달하게 되어 영아는 점차적으로 선호하는 한 사람을 원하게 된다. 아이는 그 사람을 강하고
현명하며 자신의 불안과 위협을 감소시켜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애착은 아이에게 안전감을 주게 된다. 이 과정은 어머니와
아이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촉진된다. 서로 같이 한 시간의 양보다 둘이 같이 한 활동량이 더 중요하다.
이후 M.
Ainsworth가 애착 이론을 더욱 발전시켰다. 그에 의하면 애착 기간 동안의 엄마와 아이의 상호 관계는 아이의 현재와 미래의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애착 양상은 아이마다 다양하다고 하였다.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한데 반응을 잘 못하는 경우 아이는 더욱
불안해진다. 아이가 우는 등으로 신호를 보낼 때 엄마가 잘 얼러주고 밀접한 접촉을 한다고 해서 아기가 우는 행동이 강화되거나 더 심하게 매달리게
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신뢰감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애착은 불안 감소의 역할을 하며 이후 아이가 애착상대 (엄마)가 있는 곳을
떠나서 외부 환경을 탐색할 수 있게 한다고 하였다.
애착이론은 인성발달의 중요한 틀을 제공하며 생후 1년간의 부모의
양육태도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명한다. 애착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형성하는 애정어린 유대이다. 애착행동은 아동을 애착인물(주로 어머니)에
대한 근접성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되는 모든 행동이다. 어머니가 미소 같은 애착행동으로 영아와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있음을 신호하여 아동으로
하여금 그런 상호작용에 참여케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애착이 생리적 욕구의 충족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Freud는
아동이 생리적 욕구가 만족되기 때문에 어머니에게 애착되었다고 하였지만 Harlow(1970)의 연구를 통하여 이 주장은 반박되었다. 즉 우유를
놓은 철사로 만든 대리모와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다른 대리모를 놓아 두었을 때 우유를 먹을 때만 철사 대리모에게로 가고 놀 때나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천으로 만든 대리모에게로 갔다. 이는 신체적 접촉이 주는 위안이 우유를 주는 것보다 애착형성에 더 중요함을 암시한다.
Bowlby(1969)와 Ainsworth(1973)가 제기한 애착모델에서 볼비는 아동의 어머니와의 초기의 관계가 (생후
첫해 동안의) 아동의 일생의 적응을 결정짓는다고 주장했다. 아이가 보이는 애착의 안정감은 어머니와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애착은 스트레스에
대해서 완충역할을 하여 안정된 애착을 한 아동은 후에 스트레스에 대해서도 영향을 덜 받는다.
Ainsworth의
strange situation 실험(20분간)에서는 어머니와 어린 아이(1세)가 실험실에 들어오고 어머니가 아이를 작은 의자에 앉히고 다른
편에 가서 앉는다. 그때 낯선 이가 들어와 아이와 놀이를 하려 하고 어머니가 돌연히 방을 떠났다가 잠시후 돌아와 아이와 놀고 낯선 이는 떠난다.
어머니가 또 나가고 아이를 3분 동안 혼자 두었다가 낯선 이가 들어오고 몇분 후 어머니가 들어오고 낯선이가 나간다. 어머니가 돌아왔을 때의
아이의 반응에 따라 세가지 애착반응을 확인했다:
1) 안정 애착 어머니가 돌아오면 기뻐하며 가까이 가는 반응으로
아동의 15-75%가 이 반응을 보였다.
2) 저항 애착 어머니에게 가서 안아 달라고 하고는 도망가려는 반응으로
10-15%의 아동이 이 반응을 보였다.
3) 회피 애착 어머니에게 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피하는 반응으로
20-25%가 이 반응을 보였다.
안정된 애착을 보이는 아동의 어머니는 아이가 어머니를 필요로 할 때마다 늘 곁에 있어주고
수용적이며 반응적이었다. 이런 어머니는 아동이 탐색활동을 시작할 때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돌아와 의존할 수 있는 안전기지의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환경이 안전해보이고, 흥미있고, 어머니가 가까이 있으면 탐색을 한다. 위험이 있을 것 같거나, 문제가 있을 때 어머니가 곁에 없을 것
같으면 탐색을 하지 않고 어머니 곁에 있으려 한다. 따라서 안정된 애착을 보이는 아동은 어머니에게 매달리고 과도하게 의존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필요할 때 어머니가 곁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더 독립적이 된다. 이러한 영아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머니와 쉽게 잘 떨어지고
신체적 접촉을 덜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불안정한 애착을 보이는 경우는 어머니가 아동에게 안전기지의 역할을 제공하지
못한 결과이다. 이것은 지속적인 거부, 필요할 때 곁에 있어 주지 않기, 병적 부모역할의 형태(아동학대나 부모의 정신병) 등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양육형태하의 아동은 어머니가 자신의 울음과 요구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어머니의 기분이 괜찮을 때만 반응하고 다른 때는 무시하는
등의 일관되지 못한 반응을 보이므로 어머니의 관심을 더 많이 구하는 전략으로 극단적인 의존을 나타내 보인다. 이러한 행동이 분리불안장애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동이 가정을 떠나 처음으로 유아원이나 유치원에 다니게 될 때 어머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해 몹시 불안해하고 심하게 우는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잘 되지 않는 아동은 대개가 안정된 애착형성이 되지 않은 경우이다. 따라서 학교공포증은 실제로는 분리불안의 한 형태이다.
계속해서 학교에 가기를 거부하는 것은 학교체제가 무서워서이기 보다는 집과 애착인물을 떠나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러한 발표가
나오기 이전에는 영아를 울 때마다 안아주면 더 울고 버릇이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는 아기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면 덜 울며 짜증을 덜
부린다는 Ainsworth의 결과와, 이러한 어머니의 민감성에 기초하여 안정되게 애착된 영아가 주변환경을 더 탐색하는 경향이 있으며 유아기에는
사회적 관계에서 더 유능하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영아를 돌보는 양육방법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이러한 이론을 배경으로
껴안아주기 요법 (Holding Therapy)이나 치료놀이(theraplay)가 태동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