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get(1962)는 놀이에 있어서 인지발달 과정을 세 단계로 나누었다. 감각-운동놀이(2개월에서 2세), 상상놀이(2세에서 7세),
규칙이 있는 게임놀이(7세에서 11세)이다. Piaget는 아동이 원인을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7-11세가 되어야 규칙있는
게임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Ross와 그녀의 동료들(1978)에 의하면, 22개월 무렵의 걸음마 시기 아동들도 협동적이고
규칙있는 게임놀이에 관심을 보이며, 게임놀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게임놀이는 걸음마 시기부터 관심을
나타내고 유치원시기에 즐기지만, 규칙이 있는 게임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하여 청소년기에 걸쳐 주된 놀이활동이 된다.
Mead(1934)는 게임과 게임놀이가 사회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인식한 최초의 사람이다. 아동은 게임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다른 점을 배울 수 있으며 기본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연습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와 같이 게임은 사회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Redl(1958)은 게임에는 지배와 통제개념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게임을 할 때에는 앞에서 이끄는 지도자가 있게
되고 지도자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게 되기 때문에 힘이 상징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므로 청소년기의 아동들에게는 지도력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게임놀이란 인간의 삶의 모습을 내포하고 있어서 작은 삶의 상황이 만들어지며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새로운 역할과 행동을 경험하며 집단의 규칙과 게임의 요구에 적응하는 기회를 갖게된다. 또한 게임을 통해 공격적이고 지나치게 경쟁적인 주장을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법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연습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된다.
Axline(1947)은 놀이치료에서
아동의 환상을 표현할 수 있는 놀이도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동을 보다 편안하게 느끼도록 돕기 위해서
체커게임(checker game)을 제안하였다.
Loomis(1957)는 그의 논문에서 체커게임을 치료에 사용하면서
조직화된 게임들의 치료적인 가치를 처음으로 언급하였다. 그는 게임이 아동의 저항이나 무의식적 갈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가치있다고 강조하였다.
Meek(1970)와 Beiser(1979)는 정신분석적 아동심리치료에서 투사의 도구로서 게임이 가치있다고 강조하였다.
Beiser(1979)는 게임은 각 게임경기자들의 성격, 능력, 갖고 있는 문제들 사이의 관계를 투사하게 하는 매체로서 가치가 있다고 한다.
또한 아동이 자신의 갈등에 치료자를 끌어들이지만 치료자 자신에 대한 분노가 아니라 경기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게 됨으로써 아동이
치료자에게 갖는 죄책감을 감소시킬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지적하였다.
Meek(1970)는 게임에서 속임수 행동의 의미를
분석하였다. 속임수란 아동의 실제의 경쟁적인 욕구와 통제할 수 없는 채워지지 않은 바램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야기되는 행동이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치료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게임이 갖고 있는 치료적 요인들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게임에 임하는
아동의 태도와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가치있는 진단적인 정보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아동의 자아기능을 탐색하는데 구조적이고 규칙이 있는
게임들이 효과적이다. ② 게임이란 아동에게 즐거운 활동이며 치료적 개입 없이도 정서적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다 ③
게임은 치료적 동맹관계를 촉진시킬 수 있다. 아동의 경우에는 심리치료에 임하게 될 때 자신의 의지로 온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오게 되기
때문에 초기에 저항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 게임이 이용될 수 있다. 특히 저항이 심한 아동의 경우에는 게임을 통해 보다 편안함을 느끼고
치료과정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효과적이다. ④ 게임에서는 자기표현이 자유롭다. 단지 게임놀이일 뿐이라는 생각에서 평상시의 방어가
감소되므로 보다 자연스럽게 자기를 드러낼 수 있다. Capell(1968)은 게임을 통해 일상생활에서는 개방되지 않던 아동의 감정, 사고, 태도
등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하였다. ⑤ 게임을 통해 자아고양(self-enhancement)을 촉진한다. 게임에는 경쟁적인 속성이
있기 때문에 자아 존중감, 힘과 무력감, 위기 등이 내포될 수 있다. 게임놀이 치료에서는 치료자가 격려, 지지 긍정적인 강화를 줌으로써 아동은
힘을 얻어 갈등상황에 직면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극복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고양을 촉진시킬 수 있다. ⑥ 게임을
통해 아동의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게임과정에서 아동은 집중력, 기억,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예상하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등을 터득하게 된다. ⑦ 대부분의 게임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으므로 사회화 과정을 촉진시켜 준다. 특히 비행청소년의
경우 자신들의 문제나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사회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으므로 게임을 통해 바람직한 사회성을 배우고 몸에 익히는데
효과적이다(Redl and Wineman,1951; Zigler and Child,1956).
전통적인 아동심리치료기법들은
많은 아동들에게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일부의 아동들은 이와 같은 심리치료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자기개방을 요구하는 치료장면에서 많은
아동들은 어려움을 나타냄으로써 치료과정이 쉽지 않게 된다. 이럴 때 아동들이 좀더 자유롭게 자기를 개방하고 치료적 관계를 맺게 하기 위해서
게임이 이용될 수 있다. 이를 의사소통게임(communication boardgames)이라고 한다.
의사소통게임(communication boardgames)은 그림이나 글씨가 쓰여있는 딱딱한 판을 이용하게 되므로
판(board)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그러나 판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 아니라 의사소통이 목적이므로 의사소통게임이나 대화게임이라 하여도
무방하리라 본다.
많은 대화게임들은 비경쟁적이므로 경쟁게임에서 흔히 나타나는 속임수 행동 등을 없앨 수 있다. 특히 이런
게임들은 승부가 목적이 아니라 게임내용이 중요한 것이므로 참여자들 간에 경쟁이 강조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하는
시간을 정해 주어진 시간동안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변형된 게임들로는 게임이 결승점에 도달하면 종료하는 방법들도 있다. 대부분의
대화게임들은 5세에서 성인까지 폭넓게 사용할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치료자의 전문적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게임들도 있다. 그러므로 대화게임을 치료목적으로 선택할 때에는 어떤 아동에게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치료도구로 사용되는
게임은 아동이 친숙하게 대할 수 있고 배우기 쉬운 것이어야 하며 치료적 관계를 촉진시킬 수 있는지 살펴 보아야 한다. 또한 게임놀이 치료시에는
치료자가 반드시 게임의 목적, 게임 방법, 필요한 기술에 관하여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대화게임은 진단적 가치뿐만
아니라 자아고양, 정화, 현실검증, 통찰, 진단평가, 상상력을 다루는 수단으로서의 가치도 있다. 또한 집단치료에서 활용하면 저항을 줄일 수 있고
사회화를 촉진시켜 유익하다. 대화게임이 특히 도움이 되는 아동으로는 저항이 심하여 자기개방이 힘든 아동들, 언어표현력이 부족한 아동들, 거부적인
아동들, 억압이 심해 직접 이야기하기를 꺼리는 아동들이다.
대표적인 대화게임으로는 Ungame(Zakich,1975),
Reunion(Zakich and Monore, 1979), Imagine(Burks,1978), Talking, Feeling, Doing
Game(Gardner, 1973), Scrabble for Juniors(Gardner,1975), Self Esteem
Game(Creative Health services, 1983), Changing Family Games(Berg,1982) 등이 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일부를 번역해서 사용하고 있을 뿐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없어 아쉬운 실정이다.
다음으로
자아고양게임(Ego-Enhancing Games)이 있다. 자아고양게임은 게임에 경쟁과 도전의 가치를 첨가하여 제작한 게임들이다. 경쟁적인
측면을 도입함으로써 게임놀이시 아동의 능력, 충동통제능력, 좌절, 인내, 현실검증, 지적인 능력, 자기이미지, 집중력 등을 관찰할 수도 있고
치료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게임에 임하는 과정을 통해 자아과정을 관찰할 수도 있어 치료적 진단가치도 있다.
게임놀이치료시에 아동은 자기보다 유능한 성인인 치료자와 맞서 놀이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인과의 관계에서의 갈등,
경쟁심, 공격성, 신뢰감과 무력감 등을 태도로 표현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아동의 태도는 아동의 심리적 기능의 역동성을 이해하고
치료전략을 세우는데 유용하다. 아동의 태도를 통해 아동의 자아 수준을 평가하고 해석해 줄 수 있으며, 적절한 반응을 모델링하도록 시범을 보이고
적응행동을 가르치는 치료적 개입을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게임으로는 장기, 윷놀이, 공기놀이, 체스 등이 있으며
이런 게임들은 아동에게 친숙한 게임이므로 많은 흥미를 유도할 수 있고 자신의 성격을 더 많이 투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다 전문적인 치료용 게임들이 고안되어 자아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게임들이 많다.
자아고양게임은 말수가 적은 아동,
행동통제가 안되는 아동,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동, 저항이 심한 아동, 지나치게 경쟁적인 아동, 그리고 청소년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상담초기의
아동들에게 저항을 줄이고 쉽게 친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바람직하지 못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하고, 성인에 대한 포괄적인
경쟁심을 쉽게 나타낼 수 있도록 자극할 수 있어 유용하다.
치료자는 경쟁자인 동시에 동일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모델링의
학습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게임의 승부에 대한 치료자의 감정표현이나 태도는 중요하며 아동의 속임수 행동을 다루는 방법을 시범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치료자도 자신의 경쟁에 대한 욕구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승부보다는 상호작용에서 느끼는 즐거움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자아고양게임을 선택할 때에는 아동이 쉽게 배울 수 있거나 친숙한 것이어야 하고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개별치료나 집단치료에 모두 사용할 수 있으나 치료결과를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게임을 선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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