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쿵쾅쿵쾅 정신없이 뛰고, 무서운 공포영화를 보면 등골이 오싹해지며, 가까운 이웃이나 친지의 죽음 앞에서는 가슴이
메어지며 아파온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감정이나 정서적 표현을 마음이라고 부른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들의
마음은 심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이 보인다. 또한 실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마음은 심장에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이며 지금까지도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진짜로 심장이 뛰는 것일까?
1884년에 William
James와 Carl Lange는 '감정(Emotion)이란 자율신경계를 각성시키는 사태에 대한 신체의 생리적 반응을 우리가 감지한
결과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교감신경계의 각성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떠한 감정적인 경험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여기서 교감신경계란 이미
언급했듯이 우리가 어떤 감각적인 신호를 받았을 때 심장이나 위, 혹은 간과 같은 다양한 신체기관으로 운동신호를 보내주는 기관이다. 따라서 이
이론에 의하면 우리가 밤에 혼자 걷다가 무서운 귀신을 만나면 먼저 이러한 교감신경계가 작동하여 심장이 뛰고 등골에 땀이 베이기 때문에 우리는
무섭고 두려움을 느낀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고양이의 교감신경계를 파괴했을 때 고양이는 짖어대는 개에 대해 정상적인
정서반응을 나타냈던 실험에 의해 곧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 고양이의 교감신경계를 완전히 파괴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확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 후 Buck이라는 사람이 완전히 목이 부러져 완전한 감각을 상실한 여인을 연구했는데 그 여인은 정상적인 감정과 정서를 유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우리의 마음이 가슴에 있다는 설은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의 마음은
변연계(limbic system)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변연계는 대뇌피질 속에 위치한 백색질로 구성된 회로의 부분이다.
대뇌엽들로 말하자면 머리의 옆 부분인 측두엽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역시 이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 않다.
감정에 따른 신체적 반응은 자율신경계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으로 위에서 말했듯이 흥분을 하면 심장의 박동이 증가하고
혈압이 높아지며 얼굴이 붉어지거나 창백해지고 땀이 분비되며 동공은 커지게 된다. 이와 같은 반응은 시상하부(뇌간에 위치, 따로 분리해서 간뇌로
나누는 학자들도 있다)가 그 중추적인 작용을 하여 하행자율신경로(descending autonomic pathway)를 통해 뇌간과 척수의
자율신경에 영향을 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실제로 이들 부위를 자극하면 위와 같은 여러가지 감정의 변화에 따른 신체적 반응이
나타나며, 여기에 더해서 여러가지 감정의 변화에 따른 주관적인 변화와 이에 따른 행동의 변화도 나타나게 된다. 시상하부의 배쪽
내측핵(ventromedial nucleus)을 양쪽 모두 파괴시키거나 등쪽 내측핵(dorsomedial nucleus)을 자극하면 온순한
동물이 야성을 보이게 되고 화가 났을 때의 행동을 하게 된다. 또한 후시상하부구역(posterior hypothalamic region)의
일부를 자극하면 기분이 좋은 감정에 따른 반응을 보이며, 전극을 이 부위에 삽입하여 자신이 이를 자극할 수 있게 두면 계속 이를 자극한다. 또한
이 부분에는 식욕(appetite)과 성욕(sexual desire)을 관장하는 부분도 있어 원초적인 개체유지의 본능과 종족유지의 본능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클뤼버(Kluver)와 부시(Bucy)는 원숭이에서 편도체(amygdaloid body)를 포함한
측두엽(temporal lobe)의 앞부분을 양측 모두 제거한 후 감정과 관련된 행동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고 하였다(클뤼버-부시증후군
Kluver-Bucy syndrome). 야성적이던 원숭이가 수술 후 매우 온순해졌으며, 평상시 공포를 나타내던 사물에 대해 전혀 공포심이
없어지는 등 감정이 없어졌고 소리치거나 인상을 찡그리는 감정적 표현도 사라졌다. 식성이 변화하여 보통 때 잘 먹지 않던 음식을 먹게 되고 성욕은
매우 증가하여 이성 뿐만 아니라 동성이나 심지어는 무생물에도 성행동을 하게 되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Kluver와 Bucy, 1937).
감정과 관련하여 또 다른 중요한 영역은 전두엽에 위치해 있는 편도체(amygdala)로 알려져 있다. 이 부위를 파괴시키면
거의 감정의 표현이 없어지는 것으로 보아 감정의 표현에 있어 필수적인 부위로 여겨지고 있다.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감각성 입력이 감정적 표현으로 바뀌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감각정보가 일차감각영역, 즉 시각은 일차시각영역, 청각은 일차청각영역,
후각은 일차후각영역 등으로 들어온 후, 각각의 일차연합영역 주위의 이차연합영역(secondary association area)으로 전달되고
결국은 복합연합영역(complex association area)인 전전두엽피질(prefrontal cortex)과 측두엽신피질(temporal
neocortex)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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