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감각자극이 없는데도 뇌에서 실제로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환각은 상황에 맞지 않는 비합리적이고 초현식적인 감각이다. 현실감을 상실한 채
실제로 들리거나 보이는 세계가 없는데도 있다고 인식하는 환각은 보통 정신병의 중요한 증세 가운대 하나로 나타난다.
기계적이고
이기적인 사고가 지배하는 메마른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오랫동안 노력과 땀을 통한 마음과 육체의 기쁨보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순간적이고 이상한
쾌감에 쇱게 빠져드는 경향이 많다. 이런 경향의 하나로 환각제나 마약의 남용이 현재 크나큰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입시의 과중한 부담에
짓눌려 지내는 청소년들이나 스트레스에 파묻혀 지내야만하는 직장인들은 정상적인 욕구분출이 막혀 있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 맛볼 수 없는 이상한고
신비한 환각세계에 쉽게 젖어 든다.
환각이 어떤 신경계의 이상작용으로 나타나는지 완전히 규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많은
신경전달물질계 중에서 세로토닌 신경전달물질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세기 중엽부터 과학자들은 혈청 내에
평활근(平滑筋)을 강력하게 수축시킬 수 있는 물질이 있다는 사실은 알았으나 100년이 자난 후에야 이 물질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혈액(세로)으로부터 분리한 활성물질(토닌)이라는 의미에서 이 물질을 세로토닌이라 명명하였다.
이 물질은 혈액 속에 있을 뿐만
아니라 뇌에서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하고 있다.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카테콜아민이 A신경계를 형성하고 있는데 비해 세로토닌은
B신경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세로토닌은 인돌환(5각형의 고리구조)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LDS를 포함한 많은 환각제들도 인돌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적인 유사성 때문에 여러 종류의 환각제들이 세로토닌만이 결합하는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게 되며 그 결과 환각작용을 나타낸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 환각제들은 실제로 세로토닌 신경세포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환각작용을 나타낸다. 가장 대표적인 환각제인
LDS는 200 정도의 아주 적은 양으로도 강력한 환각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마이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세로토닌은 환각을 일으킬 수 있는
신비한 신경전달물질계인 것이다. 세로토닌 신경세포는 뇌의 밑뿌리이며 척수 바로 위에 있는 뇌간에 판상(板狀)으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위를
봉선(縫線)핵이라 부른다. 이 봉선핵에서 많은 신경가지를 내어서 뇌의 여러 부의, 특히 고차원의 신비한 정신기능을 나타내는 대뇌피질 부위로
광범위하게 흥분전파를 발사한다. 고도의 정신 기능과 의식을 맑게 유지해주는 각성기능 및 생명기능, 감정을 조절해주는 정서기능 등은 A신경계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B신경계인 세로토닌 신경계의 조절에 의해 이루어진다.
어떤 이유로 A신경계와 B신경계의 이러한
조화로운 조절기능이 상실될 때 여러 가지 정신병이 발생할 수 있다. B신경계인 세로토닌 신경계의 기능에 이상이 와서 이러한 조화가 깨질때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환각인 것이다. 또한 ,A계 도파민 신경계의 기능과다가 나타나면 정신분열병이 생길 수 있고 A계 노르에피네프린
신경계와 B계 세로토닌 신경계의 기능약화가 나타나면 우울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대수의 우울병 치료제는 이들
신경계의 기능을 상승시켜주는 약이다.
또한 세로토닌은 뇌간 망상체의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수면의 20-30%를 차지하고 있는
깊은 잠을 이루는 단계인 서파수면(느린 뇌파가 나타나는 수면;slow wave sleep)을 일으키게 한다. 이 세로토닌 신경계의 장애로 매일의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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