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서
아이가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어떤 말을 하더라도
"싫어" 라고 하는 시기이며
따라서 부모에게는 최초로 아이가 사랑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아이들의 특성은 사실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해 자아에 눈뜨기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아이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될 수 있으면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 주는 것이 좋다.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에는 흔히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반면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도 조금씩 귀를 기울이게 되기도
한다. 아이는 이제 친구를 때리면 자신이
친구에게 맞았을 때처럼 아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 엄마 입장이나
친구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기도 한다.
따라서 친구들과 보다 사이좋게 지낼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을 도와 줄 수 있게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깨닫게 되어 자신의
몸을 움직여 뛰고 기어오르면서 자신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몸을 움직이는데도
자신감이 붙고 자아도 강한 시기이기 때문에
혼자 하려는 욕구가 부쩍 강해지는 시기이다.
밥도 혼자 먹으려고 하고 양치질도 혼자
하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엄마가 해주려고
들면 일단 '내가 할래' 하며 덤벼들기
일쑤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이 모든 것의 중심이고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자아의식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아주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자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아이가 한 일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말고 의사표현이 서툴더라도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태도가 긍정적인 자아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아직은 무슨 일을
하든 실수 투성이지만 독립심을 키워가는
과정이므로 혼자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칭찬과 격려를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를 격려하는 방법으로 스킨쉽을 사용하면
좋다. 아이를 칭찬할 때 아이의 손이나
몸을 잡거나 피부접촉을 통하여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2) 언어
2세 이후부터 3세까지는
언어발달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다. 이
시기 아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이게 뭐야?" 일 것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물어 보면서 하루에 약 5∼6개의
새로운 낱말을 익히고 천여개의 낱말을
사용해서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동시에 만
2세 전후가 되면 아이들은 말로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명사만을 연결시켜 사용하던
언어에 동사와 조사가 붙기 시작하고 '나'
'너'라는 대명사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자주 듣는 단어에 한정돼 있기는 하지만
형용사와 부사도 섞어 쓸 수 있다. 예를
들면 "엄마 나도 같이 갈래"
"아빠 빨리 와" 하는 식이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형에 대한 인식도
생긴다. 그러므로 "어제 엄마랑 뭐
먹었지?" "조금 있으면 아빠가
오실 거야" 하는 식으로 일이 일어나는
순서에 따라 사용하는 말이 다르다는 것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분해서 들려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직 자기
중심적으로 모든 단어를 이해하기 때문에
언어의 상대성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를 다른 사람이 '아줌마'나
'아저씨'라고 부르면 화를 내거나 울면서
"아줌마 아니야, 엄마야" 하며
항의하기도 한다. 타인의 기준도 이해하는
것은 30개월 이후에 가능해진다.
부모가 쓰는 말을
주로 따라하기 때문에 아이 앞에서는 바른
말을 쓰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존댓말을
가르쳐주면 잘 따라한다. 그러나 엄마가
가르쳐준 말을 외워서 하는 것일 뿐 존댓말에
대한 인식은 없다. 사람을 보고 '이거'라고
하거나 어른을 보고 '얘'라고 하는 말을
곧잘 쓰기 때문에 아직 완벽한 존댓말은
사용할 수 없다.
3) 인지
이전까지는 손으로
만져보고 입으로 빨아보고 하면서 사물의
생김새나 느낌을 탐색하는 기간이었다면
만 2세 이후부터는 사물의 쓰임새나 행동의
원인 등을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처음
보는 물건이 있으면 단순히 만져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 쓰이며 왜 필요한지 등을 알고싶어
한다. 따라서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을
때까지 '왜'라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시기이기도 하다.
많고 적음, 크고
작음 등 양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숫자를
세기 시작한다. 위와 아래, 키가 큰 사람과
작은 사람, 우유가 적게 든 컵과 많이
든 컵을 분간할 수 있다. 숫자는 하나부터
둘이나 셋까지만 확실하게 이해하고 그
이후의 숫자는 외워서 세기는 해도 아직
개념이 없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상태,
즉 '0'의 개념은 이해할 수 없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 들은 것은
잘 잊어버리지 않게 된다. 신체 각 부위의
명칭이나 가까운 가족, 친구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고 얼굴도 오랫동안 기억하며
사진과 실물도 연결시킬 줄 안다. 또 완벽하지는
않지만 동시나 노래를 외워서 낭송하고
부를 수도 있다. 어른들이 위험하다고
주의를 준 것을 기억하고 스스로 조심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상당히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물 속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이유를 물으면 '물고기가 발을 물까봐'라고
대답하기도 하는데 엉뚱하지만 이미 물고기가
물 속에 살고 있음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대답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생각할
거리가 있는 동화책, 역할놀이를 할 수
있는 장난감 등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또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옮겨볼 수 있도록
물감이나 크레파스를 이용해 함께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사회성
만 2세 이상이 되면
또래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된다. 초기에는
같이 두어도 각자 자기 놀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점차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함께 놀거나 술래잡기나 소꿉놀이 등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놀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러 아이들과 어울리지는 못하고 1대
1 놀이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친구가
좋아지기 시작하는 시기이지만 그래도
틈틈이 엄마를 확인하고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으므로
엄마가 '얘랑 놀라'는 식으로 친구를 선택해주지
말아야 한다. 다양한 아이들 속에서 마음에
맞는 친구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도 사회성
발달의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규칙에 대해서도 잘 모를뿐더러 모든 것을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또 샘이 많고 호기심도 강해서
자기 장난감은 팽개친 채 다른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으려고 덤벼들기도 한다.
따라서 또래친구들과 어울리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싸움을 벌이는 일이 잦다. 이때 규칙을
설명해주거나 '사이좋게 놀라'고 해도
아이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 오히려 다툼이
생겼을 때는 엄마가 놀이에 함께 참여해
싸우지 않고 노는 모습을 보이거나 싸움을
중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제 서서히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을 해야 할 시기다. 이 시기의
아이는 엄마와 몇 시간 정도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처음 엄마와 떨어지면 몹시
불안해하면서 울지만 점차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아직 혼자 있을
수는 없으므로 믿을 수 있는 어른과 함께
있도록 해야 한다.
친구나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므로 타인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해야 한다.
만나고 헤어질 때 인사를 하며 어른에게는
존댓말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한다. 이 시기는 주위 사람을
모방하는 성향이 강하므로 엄마가 먼저
공손하게 인사하고 존댓말 쓰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흉내를 내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다.
* 이 시기의 중요한 포인트-미운
세 살
두 돌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온갖 미운 짓을 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미운 세 살이라고 하며
미국에서는 만 나이를 사용해 공포의 두살('Terrible
Two)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 모두가
주장하듯이 이 시기에 있어서 아이들의
양육은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에게는 대단한 인내를 시험하는
시기이며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부모의
사랑을 테스트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옛말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는 것이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아이들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무엇이든지
자기가 하겠다며 '내가'를 외치는 행동이다.
아직 양말도 제대로 신지 못하면서 양말을
혼자 신겠다며 부모의 도움을 뿌리치고
심지어는 혼자서 바지를 내리고 변을 보겠다며
우기다가 옷에다 싸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약속시간이 빠듯해 밖으로 나갈 때면 혼자서
옷을 입겠다고 버티는 아이와 입혀주겠다며
억지로 끌어당기는 부모와의 실갱이는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는다. 마음을 다잡고
아무리 참을 인자를 곱씹어보지만 바지를
거꾸로 입고 나오거나 한쪽 바지 가랑이에
두 발을 넣고 허우적대는 아이를 그대로
데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섣불리 참견했다가는
괜히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며 이제는
드러눕기까지 한다.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집안에서만
그러면 좋겠는데 밖에 나가면 아이들은
더 심해진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인 백화점이나
슈퍼, 혹은 집에서도 손님이 오면 더 떼를
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좁은 공간에서는
더 위축되고 주위에 사람이 많고 넓은
공간에서는 위험을 더 느끼지 않는 인간의
속성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 밤중, 아무도
없는 좁은 골목길에서 강도를 만났을 때와
사람들이 많은 대로에서 강도를 만났을
때의 차이점과 같다. 하지만 이 때문에
부모들의 입장은 더욱 더 난처해진다.
행여나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봐 가슴
조마조마 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고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몰라 허둥지둥 할 때가
많다.
이럴 때는 일단
아이들을 좁은 공간으로 데리고 가서 타이르거나
지도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국에서
쇼핑을 하다보면 울면서 떼쓰는 아이를
안고 화장실이나 자동차 안으로 데려가는
부모들이 많은데 이러한 심리를 잘 이해하는
부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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