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발달    

 

 

 

아동발달이론

 

연령별아동발달


 

 

 

 

 

연령별 마음의 발달

 

 3세부터 4세 아이의 발달


     1) 정서

   만 3세를 전후한 무렵부터는 어른과 거의 같은 정도의 다양한 정서를 느낄 수 있게 된다. 기쁨과 슬픔은 물론이고 분노, 질투, 공포, 수치 등 처해진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느끼고 느낀 바를 표정이나 행동, 언어 등을 통해 표현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정서가 이 시기에 갑자기 발달하는 것은 아니고 훨씬 이전부터 발달해오다가 표현력이 향상되면서 보다 분화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정서의 발달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숨길 줄도 알게 된다. 따라서 자기 기분과 다르게 말을 할 수 있고, 또 아닌 척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곤란할 때는 슬쩍 남의 탓도 하게 되고 거짓말도 하게 된다. 이런 아이를 보면서 아이가 나쁜 습관을 갖게 되었다며 당황해하고 놀라는 부모들이 많은데 실은 이 시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정교한 형태의 거짓말은 나타나지 않는다. 대부분 환상이나 상상과 관련된 거짓말로서 아이들은 이를 통해 환상과 실재를 구별하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시기의 아이들은 고집이 강해지고 변덕도 자주 부리며 말도 잘 듣지 않는다. 일부러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낙서장을 마련해주어도 굳이 바닥이나 벽에 낙서를 하고 겨울에 여름옷을 입겠다고 고집을 피우거나 한밤중에 밖에 나가겠다고 우기기도 한다. 이전에 비해 울면서 떼를 쓰는 일은 줄어들지만 대신 엄마의 말을 못들은 체하거나 나름대로 이유를 대며 따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아이를 무작정 윽박지르거나 무시하는 것보다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거나 체험을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밤에 나가자고 우기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 아무도 없는 깜깜한 곳을 보여줌으로써 밤 외출이 재미없다고 느끼도록 하는 식이다.  

   간혹 아이의 고집을 꺾기 위해 무서운 대상을 들먹이며 아이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경우가 있다. '밤에 나가면 귀신이 나온다'거나 '엄마 말 안 들으면 도깨비가 잡아간다'고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식의 협박으로 당장 아이의 고집을 꺾을 수는 있지만 정서발달에는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상상력이 발달해 있기 때문에 엄마의 표정이나 말투만으로도 강한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심한 경우 악몽을 꾸거나 겁이 많은 아이로 자랄 수 있으므로 공포심을 자극하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2) 언어

   아이들끼리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면 재미있다. 2살 정도 된 아이들은 서로 무어라 말을 하는데, 상대가 듣건 말건 그냥 자기 이야기만 한다. 멀리서 보면 뭔가 재미있는 대화를 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 들어보면 그냥 자기 말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만 3세 이상이 되면 말투도 또렷해지고 인과관계가 맞는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리고 간단한 단문을 구사하던 단계에서 발전해 긴 문장을 구사할 수도 있게 된다. "아침에 세수도 하고 이도 닦았어요" 하는 식으로 2∼3개의 단문을 연결해서 말할 수 있다. 또 말하고 싶은 욕구도 넘쳐서 친구들과 있었던 일이나 놀이방에서 한 일에 대해 설명하고 싶어한다. 그러므로 아이의 이야기가 좀 장황하더라도 귀 기울여 들어주고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말을 융통성 있게 사용하는 능력은 인간의 선천적인 능력이다. 그렇지만 잘못 사용할 때도 있다. 아이들은 언제나 천부적인 학습자지만, 동시에 항상 오류에 빠지는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주 하는 실수를 이 시기 아이들은 스스로 고치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자기 말이 틀린지 맞는지 생각하면서 이야기한다기보다는 자기가 의도한 바를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수준이었지만 스스로 잘못된 말을 고치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언어규칙을 아이가 알고 있다는 증거다.

   말을 잘 할 수 있게 되었더라도 발음까지 완벽한 것은 아니다. 말투가 또렷한 아이도 특정 발음은 안 되는 것이 정상인데 'ㅅ' 발음이 대표적이다. 만 6세 이전까지는 보통 '사랑'을 '타랑'이나 '차랑'이라고 발음한다. 또는 'ㄹ' 발음이 잘 안되거나 '울리 집'처럼 'ㄹ'을 아무데나 넣어 쓰는 아이도 있다. 이때 아이의 발음을 교정하려고 드는 것은 아이의 자신감을 꺾는 결과를 낳기 십상이다. 아이의 발음을 지적하는 대신 엄마가 정확한 발음으로 얘기하면 자라면서 저절로 교정이 되므로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만 3세 전후부터 아이들은 혼자 책 읽는 흉내를 낸다. 아직 책은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엄마나 아빠가 읽어주었던 내용과 그림을 연결시켜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서 책을 읽는 척 한다. 그리고 그림을 보여주면서 "얘네들 지금 뭐하고 있지?" 하고 물으면 나름대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림책 등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접해보았기 때문에 추상적인 어휘도 사용할 수 있다.

책에 아파서 누워 있는 동물이 나오면 슬픈 표정을 지으며 "불쌍해" 하는 식이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어휘만 사용할 수 있을 뿐이지만 감정상태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어휘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3) 인지

   여전히 질문이 많기는 하지만 자기 질문에 자기가 대답하는 일이 많아진다. '밥은 왜 먹지?' 해놓고 '그래야 어른이 되니까' 하는 식이다. 이미 들어본 얘기를 인용하는 것이고 비과학적인 대답이지만 아이에게는 그만큼의 지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사물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지기 때문에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스스로 추측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다. 숨바꼭질을 해보면 어떤 장소에 숨는지 보여주지 않아도 스스로 숨을만한 장소를 추측해 찾아낼 수 있게 된다.    

   아직 허구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동화책이나 TV 속의 얘기를 사실이라고 믿는다. 용과 같은 상상의 동물 이야기를 들려주면 용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이때 용은 책 속에만 있는 상상의 동물임을 아무리 설명해 주어도 아이는 이해할 수도 없고  받아들이려고 하지도 않는다.

   만 3세 이상이 되면 단순하지만 사물을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실로폰이라는 명칭을 가르쳐주면 그것만을 기억하지만 이제는 실로폰이 악기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식이다. 또 개나 고양이가 동물이라는 것도 알고 움직일 수 있는 것과 움직일 수 없는 것, 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도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이건 뭐지?'라고 질문하기보다는 '이건 무슨 악기지?'라고 질문해 인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좋다. 또 같은 모양이나 색깔, 소리를 가진 것끼리 분류해 보는 놀이도 인지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이전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기면 울기부터 하거나 쉽게 포기하던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한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낼 때 의자를 이용할 줄도 알고 끼우기 놀이를 할 때 잘 되지 않으면 이리저리 돌려보거나 뒤집어 봐서 적당한 구멍을 찾아낼 줄도 알게 된다. 또 하고자 하는 일이 좌절되면 '그럼 저거 할래' 하며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4) 사회성

   이전까지는 다른 아이가 있어도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혼자서만 놀던 아이들이 만 3세 이상이 되면 2∼3명의 친구들과 그룹놀이를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전에도 다른 아이의 존재에 관심을 가지기는 하지만 놀이를 통해서 상호작용하지는 못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3∼4살 정도의 아이들은 장난감을 주고받거나 던지는 행동을 서로 모방하는 등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공격적인 아이들은 장난감을 잘 빼앗고, 신체를 향해 아무렇게나 던진다. 또 어떤 아이들은 그런 행동을 당해 위축되어 계속해서 혼자 놀려고 하는 경향도 있다.

    아무튼 이러한 상호놀이는 언어능력이 발달해 친구들과도 의사소통이 잘되고 간단한 규칙 정도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엄마놀이를 하면서 '너는 아가 해, 나는 엄마 할게' 하며 간단한 규칙을 정하고 잘 지키며 노는 편이다. 여전히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하는 성향이 남아있어서 놀다가 싸우는 일이 있지만 어른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도 한다. 서로 엄마 하겠다고 다투다가 한 아이가 '지금은 내가 할테니까 다음에는 네가 해' 하면 곧 다른 아이들도 수긍하는 식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고 또 좋아하는 놀이는 어른세계를 모방한 역할놀이다.

자주 접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주로 모방하기 때문에 엄마아빠 놀이나 병원놀이, 가게놀이 등을 주로 하게 된다.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는 사회 구성원간의 상호작용을 학습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입장도 경험할 수 있다. 어른들의 세계가 고스란히 아이들의 눈에 비춰지기 때문에 어른들은 행동에 특히 유의해야 할 때다. 엄마아빠 놀이를 하면서 주로 술 마시는 아빠 흉내를 내거나 소리치는 엄마 흉내를 내 부모를 뜨끔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규칙을 이해하고 지키는 것은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나가는데 꼭 필요한 자세다. 만 3세 이상이 되면 아이의 생활과 관련된 규칙은 이해하고 지킬 수 있다. 차례를 지켜 차를 타야 한다거나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는 것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볼 수 있는 규칙은 가르쳐 주어야 한다. 엄마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아이가 규칙을 잘 지키면 칭찬을 해주도록 한다. 아직은 규칙을 지켜야하는 이유보다는 칭찬을 듣고싶어 실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때 규칙을 그저 가르쳐주고 지키도록 유도하는 것보다는 질서의 필요성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면 어른들의 칭찬이 없어도 실천할 수 있다.  

* 이 시기의 중요한 포인트-돌도 숨을 쉰다

   아이들에게는 아이들만의 세계가 있다. 자신들이 가지고 노는 놀잇감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발견하는 돌, 모래, 가방과 같은 무생물도 인간과 같이 살아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세계이다. 이러한 아이들의 세계를 피아제(1932)는 '물활론(animism)' 이라고 명명하였다. 즉,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계에서는 돌도 사람처럼 숨을 쉬고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아이가 아빠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갑자기 울던 아이에게 "누가 그랬어?" 하고 물으면 "돌" 하고 대답한다. "그럼 돌을 때려줄까?" 하면서 아빠가 "이놈, 왜 우리 00를 넘어뜨렸어?" 하면서 발로 짓이기는 시늉을 하면 딸도 합세해서 "떼이, 떼이" 하면서 발로 밟는다. 금새 돌을 혼내준 아이는 의기양양하게 다시 길을 걷는다. 그래서 아이들은 길거리의 꽃들과 대화하고 인형의 옷을 챙겨주려 노력하는 것이다.

   물활론적 사고와 더불어 아이들이 동화속의 이야기를 현실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실재론'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 날 오디오를 틀었는데 갑자기 온 집안이 폭발할 듯한 굉음 때문에 식구들이 놀란 적이 있을 것이다. 아이가 볼륨을 최대로 높게 돌려놓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다가가 "00가 이것 만졌지?" 하고 물으면 놀란 표정을 지으며 아무 소리도 없이 고개를 숙인다. 가족들이 모두 놀란 모습을 보고 당황해서 기죽은 듯한 목소리로 "아니" 한다. "00야! 거짓말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벌써 코가 길어지고 있네" 하고 말하면 자신의 코를 만지고는 금새 울음을 터뜨린다. 피노키오 동화 이야기를 듣고 이해한 아이는 거짓말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진다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인 것이다.

   아이들은 이러한 자신들만의 독특한 사고의 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 자체가 상상의 세계이며 환타지의 세계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며 이 거칠고 험한 세상을 아름답고 풍요로운 세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인들이 생각지도 못한 시적인 문구가 튀어나오며 인형과 대화를 나누는 초능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아이들의 풍부한 상상력은 지능이 발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며, 이러한 상상력은 창의성의 기초가 된다. 이러한 물활론적 사고는 5, 6세 경이 되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물체로만 축약되는데 태양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살아 숨쉰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6세 이후부터는 움직이는 모든 것은 생명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동차가 그 예이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지적능력이 더 발달하여 자동차가 살아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간혹 하루종일 동화 속의 환상에 빠져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도 못하는 아이들이 상담센터에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많은 편인데 이런 아이들을 적절한 개입없이 그대로 방치해 둘 경우, 현실세계에 대한 흥미를 점점 잃게 되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이 지나치게 동화책에 빠지거나 환상에 빠져서만 지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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