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은 만 4세를 전후해서 발달하기
시작해 만 5세 이후가 되면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원하는 일이 관철되지
않더라도 화를 내거나 우는 대신 부모를
설득하려고 드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갖고싶은 물건을 부모가 사주지 않을
때 다른 아이들은 다 갖고 있기 때문에
놀이에 낄 수 없다는 식으로 합당한 이유를
대기도 하고 생일날 사달라는 식으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 친구와 싸우거나
놀림을 당해 화가 나는 일이 있더라도
참아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아직 어른들처럼 감정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끝까지 참는 것은 어렵다.
오히려 화를 내야 할 상황에서도 참기만
한다면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자신감이
없는 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의
성격과 개성은 만 6세를 전후해서 거의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모나 주변환경으로부터 받은 영향의
결과로 아이들은 점차 뚜렷한 성향을 드러내게
되고 이 시기까지 형성된 성격과 개성이
성인이 된 뒤에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성장해
왔다면 대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감에
차 있고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우울해하며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 시기의 아이는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주 아이의 의사를
묻고 의견을 존중해 주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방적으로 아이의 생각만을
들으려고 하기보다는 부모의 생각도 말해주면서
대화를 하는 식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게 되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키울 수 있게 된다.
2) 언어
읽고 쓰는 것은
부모의 지도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고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보통의 아이들은
만 5세 이상이면 읽고 쓸 수 있게 된다.
또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생각을 나누며
얘기를 할 때 언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숫자, 속도, 시간과 공간, 좌우의
방향 개념, 추상적인 용어를 이해하고
분류 개념이 생기는 것도 이 시기부터다.
다양한 문법을 사용하고 문법상의 오류를
스스로 고치기도 하며 복잡한 발음도 안정적으로
말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말을 주변 사람들이
100%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또 존댓말도
완전히 익혀 상대에 따라 적절한 존댓말을
쓸 줄도 알게 된다.
이전에는 보고 듣는
것을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물'을 보여주며
'쥬스'라고 하면 믿었다. 그러나 만 5세
이상이 되면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기 때문에 '물'을 '쥬스'라고 우겨도
직접 마셔보고 "에이, 물이잖아"
하며 웃는다. 만 3∼4세 때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을 말하면 화를 내지만
이제는 자기를 떠보거나 놀리려고 하는
행동임을 안다. 즉, 농담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따라서 TV의
코미디 프로그램 같은 것을 좋아하고 즐기며
보고 들은 것을 따라하거나 나름대로 인용해
새로운 자기만의 농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3) 인지
이 시기의 아이들은
여전히 호기심이 많다. 그러나 이전과는
달리 사물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 원리를 파악하려고 들기 때문에
좀더 진지하고 과학적인 호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여름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지, 눈이 녹으면 왜 물이 되는지,
또는 자동차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 자연이나
과학의 원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때 '눈은 추운 겨울에만 오는거야'라거나
'바퀴가 있으니까 자동차가 굴러가지'
하는 것처럼 무성의하고 비과학적인 대답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아이와 함께 백과사전을
보며 '엄마도 잘 몰랐는데 눈은 이렇게
내리네' 하며 공부를 하거나 간단한 실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 또 관찰의 재미에 빠질
수 있도록 에벌레나 물고기 등을 길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직 글을 혼자 완성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아이가 입으로 관찰일기를
쓰도록 하고 엄마가 대신 기록해 주도록
한다.
만 5세 이상이
되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동화책 한
권이나 어린이용 비디오 프로그램 하나
정도는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된다. 이는
책이나 프로그램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숫자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10까지의 숫자는 무난하게 세고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 또 간단한 덧셈이나
뺄셈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암산으로
덧셈, 뺄셈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손가락이나
사물을 사용해 눈으로 개수를 확인해야
셈을 할 수 있는 정도다. 따라서 초등학교에서
하는 것처럼 숫자만으로 셈 공부를 시키는
것은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과자 5개를
주면서 동생에게 2개를 나눠주게 하는
것처럼 아이와 직접 관련이 있는 상황을
통해 숫자에 대한 이해력을 키울 수 있다.
4) 사회성
또래간의 우정의
발달은 어른이 되어도 계속된다. 해가
더해 갈수록 우정은 점점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진정한 우정은 서로가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이것을 상호성 혹은 상호보완성이라고
한다.
또래 친구와의 우정에서
이런 상호성은 6살을 전후한 시기에 나타난다.
이 무렵의 아이들에게는 친구가 여러 명
생기고 또 그 중에서도 특히 친한 친구가
생겨서 항상 붙어 다니게 된다. 이 나이
또래의 아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누구인지
물어보고 왜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느냐고
물어 보면 "00는요, 나한테 잘 해
주고요. 나도 00한테 잘 해주니까요"라고
대답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도 자기에게
유리할 때에만 선택적으로 친구를 도와주는
경향이 있다.
또래 친구와의 놀이를
통해 아이는 많은 것을 배운다. 다른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고, 자기가 다른 사람한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사람으로 비춰지는지를
알 수 있다. 진정한 상호성에 기초한 우정은
초등학교 이후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꾸준히 발전하게 된다.
아이의 또래 관계는
부모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닮아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엄마가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를 보고 비슷한
방식으로 또래친구와 상호작용 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이런 경우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원만한 친구관계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친구관계도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이에게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 이 시기의 중요한 포인트-거짓말
흔히 어른들에게
있어서 거짓말과 농담은 전혀 다른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거짓말과 농담은 의도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술자리에서 친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친구의 지갑을 숨겼다고 하자.
돌아온 친구가 지갑을 찾으며 물어본다.
"내 지갑 못
봤어?"
"못 봤는데"
"어디 갔지?"
"혹시 집에
두고 안 가져 온 것 아냐?"
"그랬나?"
만약 이런 상황에서
지갑을 숨긴 사람은 물론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친구가 진짜 집에
두고 온 것으로 믿는다면 모른 채 그 지갑을
슬쩍 집어넣을 수도 있다. 이 경우는 농담으로
시작한 것인지 처음부터 의도 된 거짓말이었는지
당사자밖에 알 수 없다.
이러한 농담이나
거짓말은 아이들의 언어가 유창해지고
상상력이 눈에 띄게 발달하면 시작되는데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5세를 전후하여
아이들은 실제로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렇게 발달상
나타나는 거짓말은 위의 성인들의 예와는
달리 환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공룡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아이가
갑자기 "엄마! 나 어제 놀이터에서
공룡 만났다." 하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문제는
아이들의 거짓말이 아니라 부모들의 반응이다.
어떤 부모는 "너는 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해? 다음부터 또 거짓말하면
혼난다." 라며 무슨 큰 죄나 지은
것처럼 엄하게 반응하여, 아이에게 죄의식을
갖게 하거나 자기비하에 빠지게끔 한다.
하지만 이러한 거짓말은 상상력의 표현이며
아이들이 커 가면서 자연히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이런 경우는 아이가 말하고 있는
것이 실재가 아니라 아이의 상상이나 느낌이었다는
것을 아이가 직접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그래,
넌 공룡을 만나고 싶은가 보구나? 엄마도
직접 봤으면 좋겠는데 진짜 공룡은 지금
살지 않으니까 볼 수가 없어서 슬프구나!
우리 내일은 공룡 박물관에 가서 가짜
공룡이라도 볼까?" 하는 식의 반응을
해 주면 잠시 상상의 세계에서 살던 아이도
현실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거짓말은
지나치지 않다면 자신에게나 주위 사람들에게나
해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거짓말이
습관화되면 이것은 바로 아동이 평소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신을 찾기 위해
환상의 세계로 빠져 들어간다는 신호가
된다. 따라서 이러한 거짓말을 할 때는
반드시 적절한 부모의 반응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아이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또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거짓말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가 진정으로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노력한다면 습관으로까지는 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를 이해하려는 배려는 조금도
하지 않고 무작정 화를 내거나 훈계를
한다면 아이는 통제가 불가능한 습관화된
거짓말로 발전하기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