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정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핵뿐만이 아니다. 세포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mito- chondria)라는 소기관(orgenelle)에도 핵의 DNA와는 별개의 DNA를 가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속에
굽이진 주름이 있는 핫도그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먼 옛날 어떤 미생물이 동식물의 세포에 비집고 들어가 세포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견해는 외관뿐만이 아니라 미토콘드리아가 핵의 DNA와는 정보가 다른 독자적인 DNA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호흡대사에 관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의 상당 부분은 핵 DNA의 유전정보를 따른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에는 조밀하고, 둥근
바퀴 같은 구조를 하고 있는 DNA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mtDNA)에는 13종류의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를
제공하는 유전자(ND1 - ND6, Cyt b, CO I - III, ATPase 6, 8), 2개의 rRNA를 지정하는 유전자(12S,
16S) 및 22개의 tRNA를 지시하는 유전자가 있다. D 루프 영역은 유전정보를 담당하지 않는다. 고작 16,569 염기, 그리고 37개의
유전자를 갖는 작은 DNA이다. 그런데 이 작은 DNA에는 낭비라는 것이 거의 없다. 유전 정보가 없는 것은 겨우 D루프 영역 뿐이고
미토콘드리아 DNA 전체의 93%가 유효하다.
그러나 약 30억개의 염기쌍으로 되어 있는 핵 DNA는 사실 낭비가 많다. 유전자로
활약하는 것은 10% 정도(exon) 뿐이고, 나머지 90%는 역할이 분명하지 않은 DNA 영역(intron)으로 되어 있다. 기능이 없는
DNA를 일명 '잡동사니 DNA(junk DNA)'라고도 한다. 핵 DNA에서 정보가 없는 영역에는 반복서열이라 하여 일정한 염기가 반복되는
부분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 반복되는 모양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이러한 차이를 이용하여 DNA 감식을 한다.
미토콘드리아 DNA에는 핵 DNA와는 크게 다른 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모계유전을 하는 것이다. 수정할 때 미토콘드리아를 갖는
정자가 난자로 들어간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정자의 미토콘드리아는 금새 빠져 나온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의 것만 자손에게
전해진다. 아버지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차세대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완전한 모계유전인 셈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미토콘드리아
DNA의 염기배열에서는 생물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핵 DNA 에 비해 염기의 치환이 일어나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진화과정에서 인간은
침팬지와 같은 선조로부터 분리되어 왔다. 인간과 침팬지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비교하면 약 9% 정도 염기 배열이 다르다. 이에 비하여 핵
DNA에서는 약 1%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즉, 핵의 DNA에 대하여 생물이 진화함과 동시에 미토콘드리아 DNA에서는 염기치환이 빠른
속도로 일어났다. 그래서 비교적 짧은 진화기간에 일어나 DNA의 이변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서 종의 진화 또는 인종간의 다양성을
알 수 있다.
[참고 자료] www.ilovedna.co.kr
[그림 출처]www.iloved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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