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신의 치료경험을 바탕으로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에 관해서
교육현장에 계시는 선생님들이 알고 계셨으면 하는 것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물론
이것들은 제 개인적인 희망사항입니다. 실제로 학급운영상 불가능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저 또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범위내에서 선생님들이 조금만 노력해
주신다면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그다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학업을 마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있는 항목은 선생님의 의식변화만으로도 즉각 대응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기본방침】
1. 학습이나 감각의 특이성 등의 문제에는 개별대응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무리가 없는 방법으로) 단체활동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2. bottom-up식(하의 상달식) 개별지도와 top-down식(상의 하달식) 집단지도와의
비율이나 비중을 발달에 따라 변화시켜 갑니다.
3. 보통 아이들과는 약간 다른 발달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정해진 순서와는 다른 사고방법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본인의
인지특성에 맞는 커리큘럼을 작성해야만 합니다.
4. 학습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는 교과학습 이전의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5. 본인의 발달단계와 성취도에 따라 지도방침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6.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되는 것이 본인에 있어 진정으로 유익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중요합니다.
7. 발달의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격차가 큽니다.
따라서 불가능한 것만 눈에 띌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능한 것,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본인에게 자신감과 즐거움을 불어 넣어줄 수 있습니다.
8. 초등학교시기는 주위와의 인간관계를 쌓아가면서 '장애'를 '개성'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를 만드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점 만은 선생님들이 반드시
인식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학급생활 상의 유의점】
1.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곤란해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생리적, 신체적인 이유라는 것을
이해 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좌석에서 이탈해 돌아다니거나 아무말도 없이 화장실을
가는 등의 행동을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저학년의 경우, 좀처럼 통제하기가
어렵지만 '어디 갈 때는 항상 말하고 갈 것' '반드시 교실로 돌아올 것' 등의
약속을 하고 스탬프 같은 것을 손등에 찍어준다거나 하는 방식을 취하면 이러한
행동은 없어지게 됩니다.
3. 동시에 많은 감각기관을 사용하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에 자세히 듣기 위해
오히려 자세가 흐트러진다거나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선호한다든지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예의가 없다거나 상대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많이 질책받는 행동이지만 이것도 생리적인 이유이기
때문에 일상의 학급생활에서 다른 사람에게 그다지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아이가
편한 대로 자세를 취하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4.
학교생활의 일정이나 수업 시간표 등을 잘 모르는 아이에게는
일정표와 같은 것들을 만들어 학급환경을 구조화해서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한다'는 것을 알기 쉽도록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 갑작스런 예정 변경에는 가지
않으려 하거나 혼란스러워 하는 아이들이라는 것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5.
편식이나 과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양의 밸런스를
위하여 건강유지에 필요한 급식지도도 중요하지만 무리하게
강요해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인이 의식해서
먹을 수 있을 때까지는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6.
하루 중, 활동성이 높거나 낮은 시간대가 있습니다.
또한 계절이 변하는 환절기에 신체적으로 부조화를
이루는 경우가 많지만 본인은 잘 자각하지 못하여 괜히
짜증을 많이 내거나 너무 긴장해서 패닉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7.
행사 전에는 불안감 때문에 긴장감이 높아져 안정하지
못하고 행사가 끝난 후에는 오랫동안 흥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8.
자신의 외모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취향대로
옷을 입는 경우가 많아 기묘한 복장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감각과민반응 때문에 위생관리가 힘들기도
합니다. 손톱, 두발 상태가 좋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되면 그러한
것들을 깨닫게 되어 가능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행동
대응】
1.
다른 아이들과 트러블이 발생한 때는 단지 잘잘못만
따지지 말고 그 원인에는
'인지의 잘못된 구조'나 '구조화
된 행동'이 있다는 관점에서 봐 주십시오. (물론 원인이
무엇이든 부적절한 행동을 한 때에는 솔직하게 사과하는
것도 적절한 사회적 기술입니다)
2.
패닉 상태가 되었을 경우, 우선 그 현장에서 이동시키고,
아이가 진정한 후에 말을 걸어주십시오. 흥분상태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들리지 않습니다.
3.
패닉은 자신이 못하는 것이나 하기 싫은 것에 직면했을
때 발생합니다. 이것은 자신에게는 완고한 고집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위험신호입니다. 잘 관찰하면 그 원인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러한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3.
능력에 맞지 않는 과제를 요구 받았을 때 패닉은 빈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지도계획을 다시 한번 검토해 보고
아이의 수준에 맞는 과제를 요구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고집스런
행동 혹은 집착에 대한 대응】
1.
고집이 강한 아이도 있지만 그다지 강하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감각적으로 완고한 '고집' 행동이 있는 경우도
있고, 한번 결정한 '순서'를 바꾸지 않는다든가, 한번
입력된 것은 수정이 불가능한 것도 있습니다.
2.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내에서의 고집스런
행동은 굳이 수정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면적으로
금지시키려고 하면 오히려 더욱더 그 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장소나 시간에 따라서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는
것들을 학습하는 방향으로 지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3.
가장 완고한 '고집'은 좀처럼 변화시킬 수 없지만 그다지
강하지 않는 '집착'은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곤란한 상황에 빠질 것 같은 행동은 조금씩
변화시켜야 하는데 이때는 조건교섭(예를들면 변하는
행동에 대한 보상 같은 것)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변화시킬 수 없는 행동이라면 주위
사람들이 그에게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4.
수업중에 갑자기 "저요!" 하고 손을 든다거나,
선생님의 말에 일일이 토를 다는 등의 행동에 대해서는
상대하지 말고 "지금은 아니야" 라는 지시정도로
좋습니다. 여기에 ○나 ×표를 만들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적절한지 그렇지 못한지에 대한 신호를
해준다면 아주 유효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이나 두 번으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몇 번이라도
반복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인내해야만 합니다.
5.
주위의 상황과는 전혀 관계없이 '자폐적인 환타지'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무언가를 계속 쳐다본다든지,
이상한 움직임을 한다든지 합니다. 이럴 때는 그때
그때마다 멈추도록 지시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런
자폐적 행동은 아스퍼거 증후군 아동들에게 있어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불안감을 해소해서 자기의 밸런스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이기도 합니다. 그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해 버리면 정신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안될 때도 있다는 것을
본인에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또한 다른
아이들이 이러한 행동을 놀리지 않도록 계몽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사춘기 이후가 되면 본인이
그런 행동들을 의식하게 되고 따라서 이러한 행동들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
적응하는 아이일지라도 사회성 교육이 필요합니다】
1.
학교 환경에 적응하는 아이들은 아무런 문제도 없는
듯이 보이지만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실질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성립되지 않은 채 학교를 마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대로 방치해 두면 청년기 이후에 고립되어 취업이나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2.
현실에 대한 무관심 때문에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생활의
지혜로 발전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집안일을 돕는다거나 하는 등, 주변의 일을
많이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정신적
지지가 필요한 것】
1.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능력적인 편향이 있기 때문에
일반 아이들과 똑같이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성장과
함께 가능하게 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생 '장애'로
살아가게 됩니다. 따라서 우선은 본인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나쁜 것'으로 생각하지 말도록 해 주십시오.
이를 위해서라도 교사가 먼저 참다운 이해자가 되어줄
것을 바라는 바입니다.
2.
'일반인과 다르기 때문에 일반인과 다른 행동이나 발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본인과 동급생들이 모두 납득할
수 있도록 '차별의식'을 갖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급우들의 태도는 교사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3.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일반론을 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무엇이든 솔직하게 말하세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 들여 하나부터 열까지 질문한다든지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말들을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4.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다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등의
체험은 평생 기억에 남습니다. 부정적인 대인관계가
고착해 버리면 모든 사회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5.
본인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되고 싶다' 라는
기분을 피력할 경우에는 그 기분을 존중해 주세요.
하지만 자신은 다른 아이들과 틀려서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자각 한 경우에는 잘하는 부분을 칭찬해주고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배려해 주세요. 자신의 특성을
살려 연구할 수 있는 자세를 몸에 베도록 어드바이스
해 준다면 아이는 틀림없이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6.
흥미나 관심의 폭이 좁을지라도, 혹은 능력적인
편중이 심할지라도 그들을 잘 활용해서 사회적 동냥이
되는 사람도 많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특징을 본인
자신이 잘 알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 그리고 뛰어난
부분이 눈에 띄도록 하고 조금 부족한 부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이 참다운 선생님의 능력이자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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