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
증후군, 자폐 스펙트럼, 고기능 자폐증, 비정형 자폐증,
특정불능의 전반적발달장애, 유사자폐, 자폐적 성향
등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관련된 용어는 이처럼 많습니다. 전문가들조차도 이런
용어들의 차이점을 모르며 어떤 용어를 써야될지 몰라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용어에서 보듯이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증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신장애 중, 가장 오진이 많은 경우가 아스퍼거
증후군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많은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이 자폐증으로 진단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아스퍼거 증후군은 유병률이 굉장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최근에 새롭게 나타난 장애로 알고
있는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인구 200~300명 중 한
명이 아스퍼거 증후군에 포함된다고 하니 얼마나 흔한
장애인지 상상이 가고도 남습니다.
우선
아스퍼거 증후군과 관련된 용어 중에 '자폐 스펙트럼(autistic spectrum)'
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 용어는 앞의 '아스퍼거 증후군의
역사'에서 언급한 로나 윙(Lorna Wing)이 제창한
것인데 윙은 발달기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세 가지
장애(사회성, 커뮤니케이션, 상징성)를 통칭해서 이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우선 스펙트럼이라는 용어는
연속체라고
하는 의미입니다. 연속체 하면 여러분들은 가장 먼저 무지개를 떠올릴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까지 집중해서 무지개의 변하는 색을 보신분들은 많지 않겠지만 아무튼
무지개의 색은 미묘하게 변해갑니다. 무지개는 빨강색에서 보라색으로 변해가지만
그 색의 변화과정이 확실하지 않을 정도로 연속적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폐증도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존재합니다. 어떤 자폐증
환자는 언어, 운동, 지능, 일상생활, 사회성과 같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보이는가하면 어떤 자폐증 환자는 지능은 뛰어난데 언어나 운동면에서 떨어지고,
또 어떤 사람은 지능과 언어 사회성이 떨어지는 등 각양각색의 특징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통칭해서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합니다.
정신장애와
관련하여 우리는 흔히 카테고리 개념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자폐증, 아스퍼거, ADHD, 학습장애, 등등 각각의
장애의 진단기준이 있고 이를 분류해서 사용합니다.
물론 이러한 개념이나 분류방법이 틀렸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펙트럼이라는 개념에서 생각하면 이것은
별개의 것들이 아니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그것을 분류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이 전혀 없고 다른 아이들과
놀지도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한가지
사물에 집착하는 아이들을 보면 "이 아이는 자폐증"이구나
하고 금방 알 수 있지만 가벼운 경우에는 좀처럼 판단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자폐증의
개념이 점점 고기능 쪽으로 넓혀가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IQ 140의 자폐증 아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IQ 140 정도 되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아이들입니다. '그러한 아이들도 역시 장애라고 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이들까지 포함해서 고기능 자폐증으로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개념은 자리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고기능 자폐증'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지적인
발달이 정상인 자폐증의 경우를 말합니다. 고기능 자폐증과
아스퍼거 증후군이 같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아직까지 많이 있습니다. 윙에 의하면
적어도 임상적으로는 구별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세
번째로 '비정형 자폐증' '특정불능의 전반적발달장애'
라는 말은 자폐증의 증상이 전형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자폐증의 증상의 몇가지 점이 명백히 존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유사자폐'
혹은 '자폐적 성향'으로 표현합니다.
이처럼
아스퍼거 증후군이 자페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진단을 내릴 때 헷갈려 합니다. 또한
실제로 어렸을 때는 이들의 행동특성이 거의 같이 나타나기
때문에 거의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아직 한국에서 정신과 의사나
심리치료사, 혹은 임상심리사 들에게 그렇게 많이 침투해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자폐증과 관련된 특성을
아이들이 보이면 대부분 먼저 병원을 찾게 되는데 한국의
의료현장에서는 건강보험제도상의 문제도 있어서 초진시의
진찰시간이 짧은 것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단시간의 진찰만으로 장애특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문에 '부모들의
지나친 염려'라든지, 혹은 '학습장애' 나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등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집착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강박성장애로 진단되어
치료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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