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과 똑같은 상태에 대한 집착

 다음은 에릭 쇼플러의 부모의 서바이벌 매뉴얼-자폐증과 관련 발달장애의 위기해결 가이드(E. Schopler (ed) Parent Survival Manual－A Guide to Crisis Resolution in Autism and Related Developmental Disorders－. Plenum, 1995)라는 도서에서 대부분 인용했습니다.

같은 상태에 대한 집착은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항상 정확하게 같은 방법으로 행동을 하려는 경향입니다. 혹은 친숙한 것에 대한 집착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습관이나 스케쥴에 어떤 변화가 생기면 아이는 불안하게 되어 당황합니다. 이러한 행동경향이 있으면 가족생활은 많은 제약을 받게 됩니다. 가족은 엄밀하게 예측가능한 스케쥴에 따르지 않으면 안되고 예상회의 사건이나 변화는 모두 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예상외의 것을 완벽하게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기때문에 가끔 그 때문에 아이는 엄청난 고통을 경험하게 됩니다.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거나 변화가 불가능한 것에 의해 가정내의 중압감이나 긴장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오래 입어서 다 닳아진 의류를 버리려하지 않을 때와 같이 변화를 극단적으로 저항하는 사람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그것을 잘 검토해 계획을 확실히 짜놓지 않으면 안됩니다.

"31세의 아들, 아니스트는 집안의 무언가가 바뀌게 되면 무척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를들면 침실의 시계가 멈추었을 때, 건전지를 갈아 끼우기 위해 잠시 벽에서 떼어놓을 때도 아들이 있을 때는 할 수 없었습니다. 오래된 물건이 망가져서 새로운 것을 다시 살 때도 거의 똑같은 것을 사다가 그 자리를 채워두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은 것은 사지 않고 비슷한 것을 사다가 대체해놓기로 주의를 했기 때문에 아들도 어느정도 약간의 변화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돌아왔을 때 이미 그 장소에 놓여만 있으면 새로운 시계든 그밖의 다른 물건이든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아니스트의 변화에 대한 저항의 특징은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되었습니다. 부모는 그것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아니스트가 귀가할 때까지 집안의 물건들을 바꿀지라도 그 자리에 채워넣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부모는 알아차린 것입니다. 게다가 새로운 물건은 옛날 물건과 비슷한 것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아니스트의 경우 똑같은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집착은 평생 계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13세의 마티는 시간에 집착하는 아이입니다. 마티는 자신의 시계가 선생님의 시계보다도 늦어지면 무척 혼란스러워합니다. 하교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수업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마티가 등교할 때 시계를 채워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티에게 '선생님의 시계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마티는 가끔 자신의 시계에 대해서 물어보지만 지금은 손목시계 없이도 아무 문제없이 등교를 하고 있습니다."

마티는 시간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서 시계는 모두 똑같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개의 시계가 서로 다르게 움직이면 전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마티의 경우, 시계의 차이점을 해결하는 것은 난제였습니다. 왜냐하면 학교에 가면 자신의 손목시계와는 다른 시각을 가리키고 있는 시계를 쉽게 어디서나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티의 엄마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아들에게 손목시계를 채워주지 않음으로서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마티는 혼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시계가 다른 사람의 시계와 같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는지 어떤지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어머니는 이와는 또 다른 방법을 취했습니다. 아들에게 손목시계를 채워주고 매일 아침 선생님의 시계와 시간을 맞추도록 시켰습니다. 그렇게 하면 시각은 같이 됩니다. 또 다른 어머니는 자신이 예상한 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을 때에는 "지금 몇시입니까?" 하고 물어보도록 아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이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친 것은 선생님의 시계가 정확하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훈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