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의 신체적 구조는 모두 동일해서 눈은 둘이요, 손가락은 10개이며 서서 걸어다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눈에 보이는 신체적 구조의
동일성은 정상과 이상을 누구나 구별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신체기능적인 손상으로 인한 장애는 쉽게 구분이 됩니다. 또한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 신체 내부의 장기와 관련된 질병에 의한 장애도 현대의학에서 거의 밝혀내고 있어 이러한 손상에 의한 장애도 쉽게 판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각각의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기능과 관련된 심리적, 정신적 특성들은 모두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그로 인하여 모든 개인들이 독특한 행동을 하게됩니다. 예를 들면 우리들이 상담하거나 치료하는 아동 중에는 너무 소심해서 다른 아동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늘 혼자서만 노는 아동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들을 우리는 '정서장애아'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동들이 신체기능적
손상이 전혀 없는 단순한 행동상의 문제라고만 단정짓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떤 아이는 현대의학이 밝혀낼 수 없을 뿐이지 생물학적 결함에 의해
발생될 가능성도 있으며 또한 어떤 아동은 다른 사회적 영향으로 인하여 발생한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상행동과 이상행동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만약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항상 혼자서만 논다고 가정해 보죠.
이것은 정상행동일까요, 이상행동일까요? 만약 이상행동이라면 그 근거는 무엇이며 통계자료는 정확할까요? 게다가 장애라는 용어는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인정할 수 있을만큼 보편타당한 것인지도 문제가 되겠죠. 즉, 문화적 사회적 다양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가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위의 예에서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혼자서만 노는 행동이 모든 사회 혹은 문화에서 모두 이상행동으로 받아들여지는가? 등 수많은 논쟁과 의문점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아동들의 연령에 비례한 정신적, 신체적 발달단계를 제시한 이론들이나 학자들은 수없이 많으며 또한 우리는 그들 이론들을
근거로 정상과 이상을 판단하는 척도로 이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직까지 정확한 규준을 제시할 근거나 통계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아이들이 왜 문제가 되며 부모들이 치료 혹은 상담을 원하는 것일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고 혼자서만 논다면 앞으로 성장해 가면서 그 아동은 개인적으로 불리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동이 다른 아동과 어울려 놀지 못한다면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있어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불리함을 제거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아동이 인지적, 혹은 신체적인 기능상의 문제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어떤
사회에서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시간이나 장소, 혹은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어느 일정부분에서는 '장애'를 갖고 있다고 봐도 타당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심리장애'라고
하는 용어에는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될까요? 저는 '심리장애란 아동의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기능중, 어느 한부분 혹은 전체적인
기능이 각각의 아동이 소속해 있는 사회나 문화의 가치규범에 따르지 못하여 아동이 성장해 가는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행동 특성'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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