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의 발달과정 가운데 가장 현저히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언어 습득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쉽게 자신의 아동이 사용하는
언어상의 문제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말이 늦는다, 말이 없다, 대화가 안된다, 발음이 나쁘다, 말귀를 못알아 듣는다.'등의 문제를
인식하고도 '크면 다 된다.'는 주위 사람들의 충고와 '점차 나아지겠지.'하는 부모들의 막연한 기대로 인해 심각하게 문제를 받아들이고 전문기관을
찾는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의사소통 장애(언어 장애)는 흔히
발달장애의 범주에 포함시킵니다. 이유는 대뇌의 언어 중추 발달이 늦어서 말이
늦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 원인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경우에는 발달성 의사소통 장애라고 하지 않습니다. 발달성 의사소통 장애가 아니면서 말이
늦는 경우에는 치료 방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언어장애도 다시 네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표현성 언어장애(Expressive Language Disorder),
혼재 수용-표현성 언어장애(Mixed Receptive/Expressive
Languge Disorder), 음성학적(발성) 장애 (Phonological Disorder),
그리고 말더듬(Stuttering)으로
나눕니다.
아동의 언어 발달은 다른 발달과 같이 일정한 발달 순서에 의해 일어나게
됩니다. 물론 아동 개개인에 따라 발달의 속도에 차이를 보일 수는 있으나 문화, 환경에 관계없이 유사한 과정과 순서를 밟으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언어는 아동이 말을 시작하기 전, 소리를 산출하는 단계로부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는 울음, 소리내기, 옹알이 등이
포함됩니다. 출생 후, 1년을 전후로 아이의 언어 활동은 사람, 사물을 지칭하는 몇 개의 고정된 어휘가 나타나는 것으로 발전되는데 이때의 낱말은
아동이 일정한 대상에 대해 일관성 있는 어떤 음가를 붙이는 것으로 성인이 사옹하는 언어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연령의 증가와 함께 아동의 어휘는 점차 증가하여 만 2세경이 되면 단어의 수는 500개가 넘게 되고 이 시기부터는 어떤 규칙에의한 단어의 조합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말 소리의 발달 과정도 일정한 순서에 의해 나타나는데 "아, 우" 등 서로 다른 모음을 소리내는 것으로부터 다양한 음가의
옹알이를 하며 만 2세 경이면 낱말의 첫 위치에서 "ㅍ, ㅁ, ㅎ, ㅂ, ㅃ"을 정확히 사용하게 됩니다. 만 3세경 아동의 말 소리는 80%
이상의 명료도를 갖추게 되고 만 5, 6세가 되면 자기 모국어의 말 소리를 완전히 습득하게 됩니다. 말 소리 발달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령 |
자음 |
모음 |
3 |
ㅁ, ㅍ, ㅂ, ㅃ, ㄷ, ㄸ, ㅌ |
ㅏ, ㅓ, ㅜ. ㅡ, ㅐ |
4 |
ㄴ, ㅇ, ㅎ |
ㅔ, ㅟ, ㅗ, ㅑ, ㅕ |
5 |
ㅉ, ㅊ, ㅈ |
ㅒ, ㅖ |
6 |
ㅅ, ㅆ, ㄹ |
ㅛ, ㅘ, ㅠ, ㅙ, ㅞ, ㅝ |
아동의 말 소리 발달에는 위와 같은 순서가 있으므로 아동의 연령에 해당하지 않는 음가를 정확히 발음하도록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예를 들면, 만 3세의 아동이 "철사"를 "철타"라고 발음하고 모자를 "모다", 호랑이를 "호당이"로 발음하는 것은 이 시기의
아동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모든 적정 음가를 습득하고 있을 10세 아동이 위와 같이 발음한다면 조음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이 늦더라도 기본 질병이 자폐증인 경우도 있고 정신지체인 경우도 있고 간질인 경우도 있고 청각장애도 있고 여러가지 다른
질환이 가능하므로 그에 따른 치료 방침을 세워야만 합니다.
말이 늦는 아이를 그냥 두고보는 것은 극히 어리석은 일입니다.
대부분 아이들이 말이 늦는 것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고통을 받으면 그것이 누적되어 성격이 비뚤어지게 됩니다. 아무리 어렵고 아쉬운 것도 말을
못하니 타인에게나 부모에게 알릴 길이 없는 것입니다. 집안에서 주로 지내게 되는 나이에는 그나마 부모가 눈치껏 알아서 아쉬운대로 도와 주겠지만
집밖에 나가면 완전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혼자 알아서 모든 것을 처리하자면 말이 되지 않아서 당하게 되는 고통이 점점 누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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