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아이나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를 둔
부모님들은 가끔 아이들의 행동 가운데 단순한 버릇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본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예민하고 까다로운 딸을 둔 까닭에
가끔씩 경험하기도 합니다. 눈을 깜박거린다거나,
혹은 목을 움찔거리는 등의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이러한 행동들을 틱(tic)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적당한 번역이 없어서 흔히
영어로 된 용어를 그냥 사용하는데, 자주 반복해서 자기도 모르게 근육이 움직여지는 현상을 일컫는 의학용어입니다.
이것은 자기도 모르게
나타나는 것이지만 종종 참으려고 하면 없어지기도 하고, 잠을 자면 없어집니다. 흔히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지기도 합니다.
눈·얼굴·목·어깨 등을 움찔거리는 운동 틱(motor tics)이 제일 흔하고 심하면 팔·다리·몸통을 흔들어 대기도 합니다. 그 외에
'큭큭·흥흥·퇘·푸푸·으으윽'등 소리를 내어 마치 마른기침을 하는 것과 같은 음성틱(vocal tics)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경과를 보면 이런
증상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기도 하고, 또는 여러 가지 형태를 달리하면서 오래도록 지속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틱 장애의 원인이 뇌기능의 이상이냐, 심리적인 문제냐 하는 논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아직 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은 없습니다. 일부는
결막염(눈병)이나 인후염(목감기)으로 인한 자극이 눈깜박이나 음성 틱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도 하며, 어떤 학자들은 심리적인
불안이 틱을 일으킨다고도 주장합니다. 최근에는 유전 연구와 약물치료와 관련하여 뇌 기능에서의 신경전달물질에 관한 연구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이들
물질의 대사과정 중의 이상이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틱장애는 틱이1년 이상 지속 여부에 따라 만성 틱장애와 일과성 틱장애로 구분지으며, 또한 틱의 종류에 따라 운동
틱장애, 음성 틱장애로 그리고 두 종류의 틱이 같이 있을 때에는 뚜렛 장애로 불리웁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세 가지로 분류하는데
첫째는 일과성 틱장애로 일시적으로 눈을 깜박거리거나 입을 씰룩거리거나 혹은 코를 계속 킁킁거리는 등의 틱증상이 일년
미만 지속하는 경우를 일컫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매우 흔하여 보통 10명중에 1명 정도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습니다. 대개 몇 주에서
몇 달간 지속하고 큰 문제를 동반하지는 않으나, 흥분·긴장·피곤상태에서 심해집니다.
둘째, 만성 운동 및 음성 틱은 일년 이상을 지속하고 틱
증상이 비교적 변하지 않는 특징을 갖습니다.
마지막으로 뚜렛장애(Tourette disorder)가 있는데 가장 심하고 여러 문제행동을 수반합니다.
약 100여년 전 프랑스의 의사 뚜렛(Gilles de la Tourette)이 처음 보고한 이후, 그의 이름을 따서 붙인 병명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운동틱과 음성틱을 동시에 갖으면서 여러 가지 행동상의 문제를 갖는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1년 이상 지속되지 않는 일과성 틱장애는 더 심한 틱장애로 이행되지 않으며 부모가 틱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지속적으로 보이면 저절로
소실됩니다. 일생을 통하여 만성 틱장애의 경과를 보면, 대개는 중학교 무렵에 가장 심해지고 고등학교 무렵부터는 안정되고 호전되는 경과를 취해 약
3/4 가량의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 없이 지내며, 한 두 가지 경미한 틱증상 만을 가지고 있게 됩니다.
다양한 운동틱과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음성틱이 1년 이상 지속되는 뚜렛 장애의 경우, 치료받지 않을 경우 만성적으로 이행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대개 한때 호전되었다가
악화하는 것을 반복하며, 장기화될 경우 심한 적응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우울장애 및 정서장애가 나타날 수 있지만 증상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적응을 잘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료는 놀이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원칙으로 합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가 좋은 신약들이 개발되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의 폭이 다양해졌습니다. 하지만 치료의 경우, 틱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목표가 아니며,
장애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틱을 조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틱과 관련 장애(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 및 강박장애 등)들이 동반될 경우는
치료가 좀 더 까다로워지게 되지만, 역시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때에는 어떠한 질환이 더 환자에게 문제가 되는지 정확한 진단으로 결정하며 약물
역시 가능하면 두 질환을 동시에 호전시킬 수 있는 약물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대부분 틱은 치료하지 않아도 많은 경우, 저절로 좋아지는 경과를 밟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족과 학교 선생님, 친구들이 환자의
틱장애를 이해하고 코가 높거나 쌍커풀이 있고 없는 것처럼 틱이 환자의 여러 가지 특징 중 일부라고 이해하며,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주변에서 틱을 운동장애라고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틱으로 인해 야단을 많이 맞거나 놀림을 받는 경우,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틱을 치료해 주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틱으로 인해 심한 기능장애나 사회관계의 장애가 초래되거나 시해되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눈을 너무 심하게 깜빡거려 눈이 짓무르거나 책을 읽을 수 없는 경우, 고개를 젖히는 틱 때문에 목에 만성적인 통증이
생기는 경우, 심한 음성틱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과 같이 교실에서 수업을 할 수 없는 경우 또는 자신의 눈을 때리거나 입안을 반복적으로 씹어
실명하거나 감염의 위험이 있는 경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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