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여자
아이가 자주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해서 아이의 어머니는
소아과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소아과 의사는 '신경성'이라는
말로 별 이상이 없다며 더 심해지면 소아정신과를 가보라고
해서 한 달이 지나도 별 차도가 없자 소아정신과를
방문했습니다. 소아정신과에서 이 아이는 '과잉불안장애'의
진단을 받고 현재 아동상담센터에서 '놀이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환아는 모범생으로 공부도 아주 잘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평소 시험에 대한
걱정이 많고 시험 전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긴장한 적이 많다고 합니다.
학교 준비물이나 과제를 하루에도 몇십번씩 챙기고
또 챙기며 무슨 약속이 있을 때면 약속시간이 될 때까지
시계를 쳐다보는 것이 습관화 되었습니다. 텔레비젼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람이 죽은 뉴스를 보면 자동차를 타지
않으려고 하고 가스폭발사고 뉴스를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스 밸브를 확인해야 합니다. 엄마 부엌살림에도 엄마가 돈을 헤프게
쓴다며 일일이 참견하고 다녀 집안에서의 별명이 잔소리 많은 '시어머니'라 하였습니다. 1달전 아버지가 사업상 부도를 맞아 금전적 손실 을 본 후에는
'집안이 망해 거지가 되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에 휩싸여 자기 용돈도 쓰지 않고 모았다가 살림에 보태 쓰라고 어머니에게 주고, 어머니가 돈을
헤프게 쓴다 싶으면 꼭 참견을 한다고 합니다. 환아는 놀이치료 비용도 걱정되어 그만 다녔으면 어떤가 하고 엄마에 얘기하였다고 합니다.
후기 아동기에 접어들면서 인지 도덕 발달학적으로는 자기 성찰 및 미래에 대한 사고가 가능해져 내적인 불안증상이 동반하게 되는데
이것이 지나쳐 병적상태에 이르는 '정신과적 장애' 중 하나입니다. 내적인 불안이란 실제 불안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거나,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는 일까지 미리 걱정하고
대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장애의 아동은 자신의 일은 물론 동생, 부모의 일까지 걱정하여 일일이 참견을 합니다. 아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운 걱정을
많이 하여 때로는 조숙해 보이거나 똑똑해 보이기도 하는데 대개 상류층의 성취욕이 강한 가족의 첫째 아이에서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과잉불안장애'로 알려져 있는데 DSM-Ⅳ에서는 '범불안장애'와
기본적 양상이 비슷하다고해서 '과잉불안장애'라는
용어를 별도로 사용하지 않고 성인기 정신장애의 '범불안장애'에
포함시켜서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범 불안장애
또는 일반화된 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전문가들이 '범불안장애'라는
용어보다도 '과잉 불안장애'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진단 또한 '과잉불안장애'로 내려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용어가 어떻든 이는 불안한 느낌이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어떤 특정 상황에 국한되지 않고 지속적이며 광범위한 불안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아이들은 항상 불안하고 걱정이 많아서 긴장된 상태가 계속됩니다. 예를 들면 미래의 사건에
대한 걱정, 시험, 다칠지 모른다는 것, 친구들 사이에서 해야 할 역할, 약속 등등에 대한 걱정
등입니다. 많은 시간을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자신을 안심시키는데 소모합니다. 근거 없는 불안이므로 설명이나 설득에 무관하게 여러번 반복해서 확인하고 알아보는 등의 행동을 보입니다. 타인의
눈치를 보면서 반복해서 자신이 하는 행동이나 일에 대해 타인이 어떤 견해나 평가를 가지고 있는지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질투심이 많고, 자신의 하는 일이나 여러 걱정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안심시켜주기를 요구합니다. 이러한 긴장
상태 때문에 신체적 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신체적 증상으로는 불안감과 운동성 긴장이 지속되는 것으로, 목에 무엇인가 걸려 있다든지, 소화기 계통의 불편, 두통, 숨이 참, 어지러움
등등의 증세가 흔합니다. 피로,
근육통,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 잘 놀라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또한 진땀이 나고 심장이 뛰며 맥박이 잦아지고 손발이 저리거나 얼굴과 가슴이
화끈거리기도 합니다. 또 아이들에 따라서는, 오줌을 자주 보거나 구역질을 하기도 하고, 매사 쓸데없는 걱정이 많으며, 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불안해합니다. 그래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주의가 산만해지기도 하며, 초조함이나 불면증이 오고 우울증도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아동은 언뜻
보기에는 조숙하고, 성숙해 보이고, 완벽주의자의 경향을 보이면서도 자신에 대해 강박적인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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