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여러분들 '카피캣'이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주인공 범죄심리 전문가를 통해 '광장공포증(agoraphobia)'을 확실히 보실 수 있는
좋은 영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주인공은
능력있고 유명한 범죄심리 전문가였으나, 그녀에 의해 실형을 선고받게 된 범죄인에 의해 죽을 뻔한 사건을 겪고 나서 집 밖으로는 한발자국도 나오지
못하는 광장공포증을 겪게 됩니다. 자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공간 이외의 공간들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거죠. 보통의 무서운 정도가
아니라... 숨이 막혀 죽을 듯한 고통도 함께 겪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질식의 고통을 호소하거나 기절상태에까지 이릅니다. 심지어 자신을 죽이려는
범인이 집안에 있다는 사실을 앎에도 불구하고 '광장공포증' 때문에 그녀는 바깥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모습들이 잘
나타나죠.
광장공포증은
19세기 독일의 신경학자 C. 베스트팔(C. Westphal:1833~1890)이 1871년에 처음으로 소개한 상황공포(狀況恐怖)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낯선 거리나 사람들이 밀집한 백화점이나 광장 또는 공공의 장소 등에
혼자서 나가게 되면 심한 공포감에 휩싸이며 어쩔 줄 모르게 됩니다. 갑자기 식은땀이 흐르고 현기증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심장이 크게 뛰는
등의 급성불안발작, 즉 공황발작이 먼저 일어나고 이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장(廣場)이란 그리스어 agora의 역어로서 장이 서는 공공의 장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지하철을 탈 수 없는 사람도 지하철이 혼잡하지 않으면
타는 사람도 있고 거리에 나가지 않으려는 사람도 조용한
거리는 나가기도 합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광장은 '물리적으로
넓은 광장'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너무 넓다고 생각하여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소공포증(臨所恐怖症)이나 임장공포증(臨場恐怖症)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광장'이란
꼭 아주 넓은 장소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영화관과 교회같은 폐쇄된 장소, 또는 터널안, 다리 위에서 자동차를 몰고 가는 것, 공공 운송 수단으로의 이동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이런 폐쇄된 장소에 대한 공포증, 폐소공포증도 광장공포증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광장공포증은 다른 공포증과 다릅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공포증은 특정한 대상 또는 상황과 관련된 두려움을
나타내는데 광장공포증 환자에 의해 경험되는 불안한
느낌들은 '공포' 보다는 '불안'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떤 임상가들은 공포에 대한 공포가 광장 공포증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뒤따라
일어나는 공포들을 유발시키는 결정적인 사건은 종종 위협스러운, 예상치 못한, 단서도 없는 공황의 발작입니다. 이러한 경험 후에, 그 사람은 다른
발작의 시작의 신호일지도 모르는 내부의 신체의 감각(느낌)에 민감하게 의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황장애가 있는
환자는 대개 광장공포증도 동반합니다. 이 공포증이 있는 사람의 2/3가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고 대개 고전적 조건화 기전에
의해 공황발작을 겪었던 당시의 장소에 대해 광장공포증이 발생하여 그 장소를 피하는 회피행동을 보입니다.
광장공포증이 공황발작과
같이 나타나는 현상은 프로이드 때부터 관찰되었다시피 두 질환의 관계는 밀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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