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정해진 시간에 약간의 복부 불편감을
느끼며 대변을 보면 그 후로는 복부 불편감 따위는
완전히 잊게 됩니다. 물론 항상 장은 움직이고 있지만
그것을 의식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긴장한 상황에서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느낀 경험을 한 두 번씩은 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긴장한 상황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그런 증상은 사라집니다. 하지만 장, 그 자체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어떤 원인으로 장이 과민하게 반응해
보통 사람이라면 전혀 느끼지 못하는 장의 운동에도
과민하게 반응해 고통이나 대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증상을 과민성
장 증후군이라 합니다. 전형적인 과민성 장 증후군은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의 증상을 특징으로 하며 변비나
설사를 동반하는 만성적인 질환입니다. 구조적인 이상이나
생화학적인 이상이 없기 때문에 '기능성' 질환이라고
합니다. 주된 증상에 따라서 복통, 설사, 변비, 그리고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발생하는 경우의 네 가지 증상이
있는데 남자보다 여자에 두 배가 많으며,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도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음식물이 입으로
들어가 영양분을 흡수한 후, 신체 밖으로 배출할 때까지의
과정을 보면 장의 절묘한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 장에 보관해두지 않으면
안되고 먼저 먹은 음식이 먼저 나오는 순서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절묘한 장의 움직임은 긴장과 같은 심리적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그런데 현대의 도시생활은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신체리듬은 본래 기후나 일조시간
등, 자연의 영향에 좌우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미묘하게
다르지만 도시 생활에서는 딱 짜여진 틀에 박힌 생활을
하기 때문에 자연의 영향 따위는 거의 받을 수 없습니다.
지금의 아이들은 학교에서도 정해진 것을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높게 평가됩니다. 이러한 자질은 나중에
사회에 나가 회사에서 일을 할 때 필요하고 중요한
자질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과민성 장 증후군
아이들은 이러한 요구에 따르기 위해 지나치게 노력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과제물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밤샘을
하는 아이, 틀린 곳이 없는지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는
아이, 무엇을 하든지 완벽하게 하려는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아이들입니다. 이 때문에 항상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예측한 대로 진행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인생입니다.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상황을 만나게 되면 당황하게
되고 아무리 신경을 써도 실패하기 일쑤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긴장이나 불안과 같은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고
그것은 장을 과민하게 움직이는 요인이 됩니다. 한번
복통 등의 증상으로 고생을 한 경험이 있으면 똑같은
상황에서 또 배가 아프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증상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입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뿐만 아니라 마음의 문제가 신체로 나타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적 증상만을 염려해 완벽하게
치료하려고 생각하다보면 오히려 아이들은 더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장의 이상이
없다면 영양실조나 탈수의 위험성은 일단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식사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에만 주목하지말고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가 다른 문제로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약간의 도움만으로도 아이의 마음은 편안해 질 수 있고
증상을 경감시키는 작용도 있으므로 아이의 입장에서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에
놀이적 요소를 많이 도입해서 아이에게 즐겁고 편안한
마음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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