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번트 증후군은 자폐증환자의 10분의 1의 비율로, 그리고 뇌손상장애자 혹은 정신지체 장애자의 2000분의 1의 비율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자폐증 출현빈도가 현재 1000분의 1~2 정도이니까 서번트 증후군이 얼마나 희귀한지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1887년에 L. Down이 처음으로 서번트에 대해 기술한 이후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보고 된 서번트 증후군 환자는 100명 이내이기 때문에 현재생존해 있는 사람만 계산한다면 아마도 50명 미만일 것으로 Treffert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증후군에 대한 연구나 관심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번트 증후군은 압도적으로 남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남녀비율을 보면 6:1 정도입니다. 또한 IQ 40~70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지만 예외적으로 100이상의 사람에게서도 서번트 증후군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서번트의 능력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가장 흔한 형태로서는 음악과 관련된 재능, 수와 관련된 계산이나 기억, 그리고 미술적 재능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음악과 관련된 서번트가 가장 많은데 KBS1 텔레비젼에서 나왔던 한국계 9세 음악 천재 코디 태현 리도 이러한 음악과 관련된 서번트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계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코디는 앞을 보지 못할 뿐
아니라 자폐증과 발달장애를 앓고 있으나 피아노 연주만큼은 경지에 올라 있습니다. 코디는 어떤 곡이든 한두 번 들으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연주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한 번도 피아노 연주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이렇듯 음악적 재능을 가진 서번트들은 완벽한 음조를
표현하며, 곡에 대한 뛰어난 기억력을 나타냅니다. 어떤 사례에서는, 클래식 작품을 한 번 들은 후에, 바로 전곡 연주가 가능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흔한 형태가 기억과 관련된 능력으로 수와 관련된 것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들에게 "1961년 5월 22일은 무슨 요일이었습니까?" 라고 질문하면 그들은 몇 초안에 "월요일"이라고 대답을 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암산으로 큰 수를 곱하고 나눌 수 있으며, 망설임 없이 평방근(square roots) 계산과 소수(prime numbers) 계산도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영화 레인맨의 실제 모델이었던 54세의 킴 픽(Kim Peek)입니다. 그는 미국의 우편번호부를 통째로 외우고 1만권 이상의 책을 그대로 암기한다고 합니다. 실제 텔레비젼에서도 숫자와 관련된 실험을 했는데 질문자가 자신의 생년월일을 말하면 '올해 생일은 몇요일이다' 그리고 '55세를 정년으로 한다면 몇 년 몇월 며칟날 퇴직할 것이다'와 같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즉답을 합니다.
이들 서번트 증후군 중, 가장 적은 비율을 차지하는 분야가 미술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우선 '미술'이라는 분야는 '음악적 재능'이나 '기억능력'과 같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만 아무튼 가장 적다고 합니다. 실제로 방송에서도 작품 한 점에
10만달러가 넘게 팔린다는 말레이시아의 11세 천재화가 핑 리안 등의 사례가 소개되었지만 미술에 대해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그것이 정말 좋은 작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예전에 '중광스님'의 작품을 본듯한 기분이라고나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중광스님의 작품을 폄하하는 뜻은 아니니 오해없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미술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나디아(Nadia)라는 소녀입니다. 나디아는 원근화법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훌륭한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데 그러한 재능은 '언어능력의 결여에 대한 보상'인 것 같았다고 나디아를 담당했던 심리학자 Selfe(1977)는 말하고 있습니다(Case et al.,1992;Thomas&silk). 이와 관련해 Selfe는 '발달단계에 있는 아이는 성장과 함께 언어가 발달하면서 심상이 퇴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나디아의 경우는 언어가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을 보충하는 형태로 시각 이미지가 엄청 발달한 것 같다'는 가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나디아의 언어능력이 향상한 경우, 그녀의 미술능력은 소멸해 버리고 말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집중적인 교육의 결과 언어가 발달한 나디아는 천재적인 화가의 재능을 완전히 잃어 버렸다고 합니다(Treffert,1990). 정말 신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이러한 서번트의 능력의 태반은 우리 뇌의 우반구의 능력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즉, 뇌를 좌뇌와 우뇌로 나눌때 좌뇌의 기능은 현저히 떨어진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서번트의 능력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옛날부터 우반구에 대한 연구가 행해져 왔는데 Gecshwind
& Galaburda(1987)은 '우월성의 병리'라는 말로 이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좌뇌의 발달이 정체한 결과로서 다른 부분이 보상적으로 성장해 초월적인 발달을 이룬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뇌의 연구가 이렇다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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