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예의를 중시하여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여겼던 시절에는 때리는 행동이 부모의 좀 더 큰 걱정거리였다면 요즈음은 '맞고 들어오는 것보다 때리는 게 낫다'라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자녀가 공격적인 행동을 했을 때보다 위축되었을 때 부모들이 화난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한다. 특히 사내아이인 경우에는 어느 정도 공격적인 것이 더 좋다고 여기는 부모들이 많은 것을 보면 자녀가 맞고 들어왔을 때 더 속상해 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때리는 아이나 맞는 아이나 사회성이 덜 발달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사회성이란 한마디로 서로 서로 더불어 잘 지내는 능력인데 때리는 아이의 경우는 더불어 잘 지내는 데 필요한 참을성이나, 남을 배려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맞는 아이의 경우는 자기 주장과 대처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우선 기질적으로 활동적이고 충동적인 아이들은 공격적인 행동을 좀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질을 갖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적절한 지도와 감독이 있다면 큰 문제로까지 발전되지는 않는다. 때리는 아이들의 경우, 그 부모들은 문제 상황이 일어났을 경우 똑같이 공격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남을 때리거나 잘못을 하게 되면 부모는 그 벌로 아이를 또 때리는 것이다. 이럴 때 아이는 또래와의 관계에서 문제해결방법으로서 공격적인 행동을 사용하게 된다. 때로는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은 부모님의 관심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너무 부모가 엄격하여 아이를 억압하게 되면,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보게 되면 공격적인 행동을 해서 대신 분풀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부모가 과보호로 무엇이든 다 들어주고 "네가 최고다"라는 식으로 양육할 경우, 아이는 집단에서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난폭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가 남을 때리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할 때는 "우선 우리 아이는 다혈질이라서..."라고 치부해 버릴 것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양육태도를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격적인 아이들의 대처방법으로는 물론 어려서부터 타인의 신체를 위협하거나 물건을 파괴하는 행위는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러한 행동을 했을 때에는 무조건 야단치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말해주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아이가 화가 났을 때, 분풀이 할 만한 대체물을 제시해 주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찰흙을 마구 반죽해 패대기친다거나, 큰 인형이나 베게를 주먹으로 내리칠 수도 있다. 어떤 집에서는 샌드백을 달아놓아 화날 때는 치게 하기도 한다. 반대로 맞는 아이들을 보면 대체로 자신감이 없고 주눅들어 대처능력이 빈약한 아이들이 많다. 이러한 아이들은 평소에 부모에게 꾸중을 많이 듣거나 형제나 주변 아이들과 비교 당해 열등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비교당하는 것인데 주변의 아이들이 다 자기보다 낫다고 생각되면 아이는 당연히 또래관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또 부모가 너무 과잉보호하여 아이 스스로 자신을 약한 존재로 느끼게 되면 또래의 공격적인 행동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에게는 방어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능력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만 적절히 발휘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한편으로는 자기 주장 훈련을 조금씩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맞는 아이들은 '안돼', '하지마' 등과 같은 단호한 말들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말을 하더라도 기어가는 목소리로 하기 때문에 가해자들에게 더욱 만만하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단호하게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연습을 부모와 함께 해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