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고집이 세어 도무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 심한 경우에는 청개구리처럼 이것 하라고 하면 오히려 거꾸로 행동하고 뭐든지 삐딱하게 굴고, 뭘 하다가도 부모가 가서 보고만 있어도 하질 않고 일부러 엉터리로 해버리는 등 아예 시위조로 나오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를 보고 있는 부모들의 속은 정말 뒤집어질 만큼 화가 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축적되다보면 아이는 점점 더 커가면서 반항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것은 위에서 말한 떼쓰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떼를 쓴다는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시기까지의 아이들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부모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인데 반해 고집이세다는 것은 자신들의 사고나 논리가 어느 정도 확립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행동들이다. 따라서 고집이세다는 말은 자기 주장이 강하다는 말과도 같은 뜻이다. 그렇다면 왜 아이들은 자기 고집만 부리고 부모 말을 안 듣는 것일까? 이런 질문 자체가 우선 문제가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 중에 "왜 그렇게 말하면 듣지 않니?" 라는 말이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부모 말을 잘 들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다" 라든가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구나" 등의 말을 자주 한다. 이렇게 '말 잘듣는 아이=착한 아이'라는 정의의 전제에는 부모 혹은 어른은 옳고, 아이들은 부모나 어른들이 말하는대로 따라야 하며 그래야만 앞으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라는 사고방식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부모나 어른들의 행동이나 판단이 모두 옳고 좋은 영향만을 아이들에게 주는 것일까?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 좀 들어라" 하고 말하는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똑같이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는 것일까? 혹은 들으려고 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고민을 부모가 먼저 해보지 않는다면 아이들을 말 잘듣는 아이로 절대 바꿀 수 없다. 부모가 원하는 만큼 아이들도 부모에 대해 자신의 말을 들어주길 바란다. 혹은 자신의 생각들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항상 부모가 아이들보다 위에서 군림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삐딱선을 타게 된다. 부모 자신이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아이들이 말하고 싶은 것도 주의깊게 들어줄 때만이 서로의 접점을 찾을 수가 있고 서로 타협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한 관계 속에서 아이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배우게 되고 사람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도 말로 잘 표현할 수 있게된다. 인간관계나 대화라고 하는 것은 일방통행으로는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을 부모들은 반드시 주의해야 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부모들보다 아이의 지적능력이 우수해 부모보다 먼저 이해하고 자신이 이해한 것을 부모에게 설득시키려는 아이들이 있다. 만약 부모가 어떤 의견을 제시했을 경우에도 비록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을지라도 자신의 논리나 지식을 테스트하기 위해 일부러 반대의견을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 즉,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우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자존심 상할 일일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의 주장이나 생각이 옳고 그른가는 따질 겨를도 없이 고집부린다고 호통부터 치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이런 경우라면 머리가 좋은 아이라고 칭찬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물론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만약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할 때도 이런식이라면 ‘잘난체 하는 아이’라며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대화를 하거나 행동을 할 때 반드시 아이의 생각이나 의견에 귀기울이고 그에 대한 아이의 생각을 이해한다는 한 마디 말은 꼭 해줘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아이도 자연히 상대방의 입장에 서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게다가 이런 아이들의 경우, 머리가 좋기 때문에 부모들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이해시킨다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다른 사람의 반응이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둔감한 아이들이 있다. 따라서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것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 모르며, 그것이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는 평소 대화를 하거나 행동을 할 때 상대방의 입장에 서 한번쯤 생각해보도록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이가 친구들하고 놀 때, 다른 친구들의 얘기에도 귀를 기울이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이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그 말이나 행동을 했다면 아이가 어떻게 느낄지, 아이와 구체적으로 대화를 하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해 줘야 한다. 아이들이 고학년이 되면서 정체성이 더 많이 확립되면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이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강해지는 자신만의 생각들을 타인과의 관계에서 효율적으로 전하고 또 그 생각자체를 다듬어 가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이렇게 볼 때, 그 성장과정을 옆에서 어떻게 도와야 하는가가 커다란 과제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부모가 옆에서 도와주고 격려한다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