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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지 것에만 몰두하고 친구에게는 관심없는 아이-아스퍼거 증후군


 친구나 사람들에게는 전혀 관심도 없고 혼자서 노는데 정신팔린 아이들이 있다. 그런데 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한 가지 주제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의 교통기관에 대한 정보를 거의 꿰뚫고 있는 아이가 있다. 즉, 전국의 기차역이나 전철역은 물론이고 각 역의 시공회사나 내부 구조까지 다 알고 있다. 물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들이지만 나름대로 인터넷이나 서적을 뒤져 터득한 것들이다. 또 어떤 아동은 영어 능력이 엄청 뛰어나다. 발음뿐만이 아니라 어휘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영어 교육은 한 번도 따로 받은 적이 없는 아이다. 스스로 관심이 많아 혼자서 배우고 터득한 실력들이다.

만약 이런 특성을 보이는 아이가 있다면 일단 ‘아스퍼거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런데 ‘아스퍼거 증후군’을 어려서부터 알아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왜냐하면 어린 시기에는 ‘자폐증’과 똑 같은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자폐 스펙트럼’의 하나로 본다. 우선 ‘스텍트럼’이란 연속체라고 하는 의미다. 연속체 하면 가장 먼저 무지개를 떠올릴 것이다. 물론 그렇게까지 집중해서 무지개의 변하는 색을 본 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무지개의 색은 미묘하게 변해간다. 무지개는 빨강색에서 보라색으로 변해가지만 그 색의 변화과정이 확실하지 않을 정도로 연속적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폐증도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존재한다. 어떤 자폐증 환자는 언어, 운동, 지능, 일상생활, 사회성과 같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보이는가하면 어떤 자폐증 환자는 지능은 뛰어난데 언어나 운동면에서 떨어지고, 또 어떤 사람은 지능과 언어 사회성이 떨어지는 등 각양각색의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통칭해서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도 어려서는 자폐증과 같은 연속체 선상에 있다가 점점 그 특징을 세분화 해 가는데 주로 세 가지 부분에서 어려움을 갖는다. 첫 번째는 대인관계를 맺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는 사회성, 두 번째는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 패턴을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한가지 분야에 집착하는 집착증이다.

1) 사회성

우선 사회성과 관련된 첫 번째 특징은 독특한 대인관계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유아기 때에 대부분 혼자 놀이가 중심이 된다. 다른 아이들과 노는 것은 거의 없고 놀아도 자기보다 더 큰 아이들이거나 혹은 더 작은 아이들과 노는 것이 눈에 띈다. 같은 나이의 아이들과 대등한 상호작용적인 놀이를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너무 정직하거나 솔직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어떤 중학생 여자아이가 장이 좋지 않아 가끔 설사를 하는데 하루는 학교 가는 길에 갑자기 실례를 하고 말았다. 이 아이는 급히 24시 마트에 들러 팬티를 사들고 화장실에 가서 갈아입었다. 거기까지는 아주 적절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지각하고 말았다. 교실에 입실해서 선생님이 지각한 이유를 묻자 이 아이는 자기가 했던 모든 과정을 솔질하게 이야기했다. "학교 오는 길에 옷에 설사를 해서 24시 마트에 들러 새 팬티를 사서 갈아입고 오느라고 늦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일반적으로 말할 필요도 또한 말하지도 않지만 이처럼 정직하게 모든 것을 말한다고 하는 것은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기묘한 반응이다. 혹은 미숙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여하튼 이러한 반응 때문에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또한 뚱뚱한 사람을 보면 "진짜 뚱뚱하다" 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한다. 그 말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는 것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이 악의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지 사회적 룰을 모르기 때문에 솔직하게 '사실'을 말할뿐이다. 너무 정직한 아이들이라는 표현이 좋을 것이다.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사회생활을 하는데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암묵적인 룰을 모르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끼리 교사나 어른들의 흉을 본다든지 혹은 어떤 비밀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들만의 즐거운 놀이이자 또한 일부러 확인 할 필요도 없는 아이들끼리의 비밀이다. 이러한 암묵적인 비밀을 모르고 어른들에게 그대로 아이들의 비밀을 말해 버리는 것이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이다. 이 또한 친구들을 배신했다든지 하는 인식도 악의도 없는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 특징으로 같은 연령의 아이들과 파장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유아기에는 다른 아이들과 놀기보다는 혼자놀이를 선호하지만 많은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단지 같은 연령의 아이들과의 놀이는 서툴기 때문에 연장의 아이들을 따라다니면서 논다든지 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다른 사람이 놀아주는 동안은 놀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다시 혼자놀이로 되돌아가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네 번째로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의 대인관계의 특징 중 하나가 지나친 적극성인 경우도 있다. 이성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사람들 앞에서 "난 순이를 사랑해" 하면서 큰 소리로 외치고 갑자기 뽀뽀를 하려고 달려드는 초등학생도 있다. 초등학생 정도 되면 이런 행동은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 매우 늦다. 또한 첫 대면의 사람을 향해서 아무 질문이나 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체중은 얼마입니까? 키는 몇 센티입니까?" 등의 질문을 하거나 또는 자신의 관심분야인 버스노선 이야기나 전철 이야기 등을 일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이 곤혹스러워 하거나 귀찮아한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자기가 관심있는 것은 상대도 관심있을 것으로 생각해 버리는 것이 이러한 행동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2) 커뮤니케이션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의 특징 중, 두 번째가 커뮤니케이션 문제이다. 이 아이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일반적인 아이들과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이 아이들의 커뮤니케이션 특징으로 말의 장황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오늘 어떻게 여기에 왔지?" 하고 물어보면 "아침 8시 3분에 집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OO운수 마을 버스를 OO제과점 앞 버스 정류장에서 탔습니다. 그리고 OO전철역 앞에서 내려 지하철 3호선 대화행 뒤쪽에 탔습니다...." 라는 식의 대답을 많이 한다. 어떤 것이 중요한 정보이고 어떤 것이 필요없는 정보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답을 하면 듣는 사람은 지겨워서 하품까지 나올 정도겠지만 말하는 당사자는 진지하기 짝이 없는 답이다.

두 번째로는 말의 의미를 문자 그대로만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말 뒤에 숨어있는 숨은 뜻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질문 그대로 해석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흔히 필자도 농담으로 친구와 전화를 할 때, 친구가 "지금 뭐하니?" 하고 물으면 "지금 너와 전화하는데" 하고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우리는 누구나 농담이라는 것을 알고 웃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아스퍼거 아이의 경우, 집에 전화가 걸려와 "엄마 집에 있니?" 하고 물으면 "엄마 집에 있어요" 하고 끊어 버리는 아이도 있다. 상대방의 말은 "엄마가 있으면 바꿔줄래?" 라는 의미까지 포함되어 있지만 이 아이의 경우 "엄마 집에 있니?" 하는 질문에 "엄마 집에 있어요" 대답만 하고 끊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행동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완벽하게 정확한 행동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회적 관습과는 매우 동떨어진 행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문자 그대로, 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이다.

세 번째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나 문장의 사용을 들 수 있다. 간혹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사용하는 단어들, 예를들면 "천만예요" "무슨 그런 말씀을" 등등의 말들을 곧잘 사용한다. 또한 적절치 못한 언어사용도 많다. 그리고 가족이나 동급생에게 지나친 정중어나 문장체로 이야기한다거나 텔레비젼 어나운서가 사용한 말을 자주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친구들이나 가족들간의 대화보다도 텔레비젼이나 책 같은 곳에서 말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전에서 암기한 어려운 숙어나 속담을 부자연스러울만치 빈번하게 사용하기도 합니다. 대화 도중에 듣기 싫은 말이 나오면 "그만 하세요" 라고 말하는 대신에 "그것은 언어도단이기 때문에 단호히 거부합니다"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초등학생도 있다. 또한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와 같은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뒤에서 누가 등이라도 치면 "어머나! 깜짝이야!" 같은 표현들이다. 이는 엄마와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엄마의 일상적인 말투를 모방하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남녀의 언어 사용법의 차이를 이해하고 각각의 성별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이러한 분별력이 약하다.

네 번째 특징으로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자신의 관심분야를 상대의 흥미가 어떻든간에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버스나 지하철 이야기 같은 것을 상대방이 알든 모르든, 또한 지루해 하든 어떻든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계속한다. 또한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빠지는 경향이 있는 것도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이지만 이것도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서툴기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항만 이야기하다보니 화제가 그렇게 바뀌는지도 모르겠다.

다섯 번째 특징으로 말을 할 때 틀린 문법이나 사용법이 자주 발견된다는 점이다. 언뜻 보아서는 정확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 들어보면 문법적으로 틀린 점이 자주 발견된다. 조사가 가끔 빠지거나 혹은 사용법이 부정확하고 지시대명사, '여기, 저기'나 혹은 받다와 주다, 그리고 가다와 오다 등의 시점을 자주 혼동한다.

여섯 번째로 자기의 생각을 작은 목소리로 독백하는 일이 많다. 또는 상대방이 말한 것을 작은 소리로 반복한 후에 대답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일곱 번째로는 말은 잘하는데 이해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 중, 말을 유창하게 하고 어려운 단어도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이해력도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말하는 능력에 비해서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의 이해 능력을 높게 평가해 아이와 대화한다는 생각을 잊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는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이해한 듯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런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 아이들의 이해력의 범위내에서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언어 그 자체의 이해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상대방의 말보다는 다른 것, 예를 들면 상대방의 얼굴표정이나 음성, 몸동작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아 대화의 내용을 놓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 다시 물어본다든지 혹은 확인해본다든지 하는 '대화 기술'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의 특징 중, 언어를 사용한 커뮤니케이션 문제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은 언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표정이나 시선의 방향, 상대방과의 거리와 같은 언어 이외의 요소도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언어 이외의 커뮤니케이션을 비언어성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비언어성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나름대로의 독특한 특징들이 많이 발견된다. 우리들은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을 사용해 제스처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언어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시기가 되는 유아기나 초등학생 정도의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언어만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려고 해서 이야기를 할 때 자연스러운 몸동작이 나오지 않고 극히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시선을 맞추는 방법도 독특해서 상대의 얼굴을 보지 않고 이야기하거나, 반대로 상대방의 얼굴을 지나칠 정도로 빤히 쳐다보면서 이야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상으로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혹은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았는데 모든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이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들은 훨씬 더 자연스럽고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갖고 있는 반면에 어떤 아이들은 더욱 눈에 띄는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진단내리기 위해서는 그 문제가 크든 작든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3) 상상력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이 나타내는 상상력의 문제는 정보나 물건을 모으는 '수집'과 '반복적 행동' 그리고'융통성의 부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상상적인 놀이가 서툴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과 상호적 놀이를 피하며 이 때문에 혼자 놀이가 늘어나 똑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러한 행동을 결국 그들은 즐기게 되는 것이다.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한가지에 몰두하는 증상은 빠른 경우 1세 전부터 나타난다. 모빌이나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잎을 침대 위에서 몇시간이라도 쳐다보면서 웃는 아이도 있다. 때로는 계속해서 지하철만 쳐다본다거나 허공에 문자나 어떤 모양을 그리는데 열중하는 행동도 자주 눈에 띈다. 또한 비디오의 어느 특정 부분만을 수도없이 반복해서 보거나 혹은 버스노선이나 지하철 노선만 완벽하게 외우는 등 일종의 '집착성'이 자주 발견된다. 소꿉놀이나 자유놀이가 적은 것도 특징이다. 자유놀이에는 자신이 만약 ○○라면 이라고 가정하기 위한 상상력이 필요하고, 소꿉놀이에서는 상대방에 맞춰 자연스럽게 놀이의 스토리를 변화시켜 갈 능력이 요구된다. 상대가 있는 놀이에서는 상대의 행동이 예측불가능하고 예상외의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즐거운 것입니다. 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예상외의 사태를 싫어하고 복수의 아이들과 함께 해야하는 소꿉놀이를 싫어하는 것이다.

(1) 수집-집착성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여러 가지 물건들을 수집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동차나 비행기 모형이나 카드 같은 일반적인 것에서부터 일반인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물건들까지 그 범위는 다양하다. 초등학생 이상이 되면 어떤 특정 정보를 모으는데 열중하는 경향이 많다. 어떤 아스퍼거 증후군 중학생은 각지역의 고층 빌딩을 돌아다니며 그 엘리베이터의 제조회사와 모델 등의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기계적 기억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학이나 역사, 지리, 컴퓨터 등 반복연습이 효과적인 과목에서 뛰어난 성적을 얻는 경우가 많다. 학교와 같은 곳에서 친구나 교사의 이름, 생일, 교실의 배치나 넓이 등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많은 정보를 모으는 것으로 무언가 예상외의 사태를 피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의 이름이나 생일을 기억하고 있다고해서 친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아니다. 어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는 같은 반 친구의 이름과 생일, 그리고 띠를 모두 기억하고 있지만 그 누구와도 같이 놀려고는 하지 않았다. 친구에 부속하는 사실(정보)에만 관심이 있을뿐 놀이 상대로서의 친구로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2) 패턴적인 행동-융통성이 없다.

일반적으로 흥미 대상으로의 '패턴'이 있다.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창문을 연다든지 하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습관 같은 패턴도 있다. 하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아침 일어나서 창문을 연다면 그것은 하나의 문제시되는 패턴행동이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 하루의 행동 패턴이 완전히 정해져 있는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도 있다. 매일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다니는 학생 같은 경우, 항상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호차에 타야만 하는 경우다. 이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시간표의 변경이나 갑작스런 교사의 결근과 같은 사태로 불안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다. 너무도 규칙적으로 엄격하기 때문에 지각한 동급생에게 주의를 주기도 하고 수학여행지 같은 곳에서도 전기불을 끄는 시간을 고집스럽게 지키려다가 다른 학생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패턴을 좋아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 반복을 좋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3) 흉내, 텔리비젼과 비디오에 대한 흥미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의 대다수는 흉내를 잘 낸다. 언뜻보면 소꿉놀이와 비슷하지만 혼자서 노는 것이 많거나 놀이 내용이 반복적이고 텔레비젼의 내용을 그대로 흉내내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소꿉놀이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텔레비젼에 나오는 만화 주인공이나 혹은 연예인들의 흉내를 많이 내지만 이들은 대부분 상황에 따라 자신의 흉내도 잘 변형시킨다. 하지만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들은 자기가 본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듯한 흉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아이들의 흉내와 다르게 되는 것이다. 텔레비젼 프로그램 중에는 다큐멘터리나 오락프로그램을 좋아한다. 픽션으로는 SF영화나 단순한 권선징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인간관계가 복잡한 테마나 드라마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듯 하다. 독서물도 도감이나 사전 등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지만 초등학생도 고학년이 되면 역사물이나 SF, 의학물 등을 좋아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서도 역시 인간관계의 심리를 묘사하는 테마와 같은 소설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세계를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이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기대를 저 버리거나 주위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행동을 자주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들은 매우 정직한 사람들이며 결코 허세나 허영을 부리는 사람이 없다. 또한 이들은 자신이 흥미를 가진 분야에는 철저하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아마도 다른 분야의 것들을 모두 잊어 버리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아스퍼거(아스퍼거 증후군이라 최초로 명명한 오스트리아 소아정신과 전문의) 자신도 지적했다시피 위대한 예술가나 과학자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성을 일부 혹은 모두를 갖추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사실 최근에는 천재 물리학자인 아이작 뉴턴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였다는 흥미로운 주장도 나왔다. 이들이 과연 아스퍼거 환자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자신의 관심분야에 관해서는 온갖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서 몰두하는 특징이 많이 발견되는 것이 아스퍼거 장애의 특징이다.


이럴땐어떡하죠?
이럴땐 어떡하죠?

집안에서 야기되는 문제
 

  떼쓰는 아이

  고집세고 말 안듣는 아이

  느려터진 아이

  정리정돈을 못하는 아이

  비디오, TV, 인터넷 게임이 빠진 아이

  신경질적인 아이

  형제간의 싸움

 

학교(유치원), 학습, 친구관련 문제
 

  혼자서만 노는 아이

  때리는 아이, 맞는 아이

  발표력이 떨어지는 아이

  따돌리는 아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

  학습이 부진한 아이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아이

  주의집중을 못하고 산만한 아이

  한가지 것에만 몰두하는 아이

 

언어문제
 

  말이 늦는 아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아이

  혀짧은 소리를 내는 아이

  말을 더듬는 아이

 

식사와 관련된 문제
 

  먹지 못할 것을 먹는 아이

  자주 토하는 아이

  사춘기 섭식장애

 

신체화 증상
 

  눈을 깜박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아이

  알레르기 반응(심리적인 면)

  과민성 장 증후군

  과호흡 증후군

  머리카락이 빠지는 아이

불안 및 우울과 관련된 문제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

  매사에 불안해하는 아이

  수줍음이 많은 아이

  집밖에만 나서면 말을 하지 않는 아이

  개만 보면 까무러치는 아이

  의욕과 자신감이 없는 아이

  늘 위축되고 반응이 없는 아이

  9.11 사건 이후 대형건물에 가지 않으려는 아이

 

비행 및 반사회적 행동 문제
 

  물건을 훔치는 아이

  거짓말을 하는 아이

  폭력적인 아이

  반항적인 아이

 

성과 관련된 문제
 

  성기를 만지는 아이

  자위행위를 하는 아이

  여자(남자)하고만 노는 남자(여자)아이

 

배설과 관련된 문제
 

  소변을 자주 보는 아이

  옷에 쉬를 하는 아이

  대변을 옷에 묻히는 아이

 

수면과 관련된 문제
 

  밤에 자다가 자주 깨서 우는 아이

  악몽을 꾸는 아이

  자다가 일어나 소리지르는 아이

  자다가 돌아다니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