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까지 친숙한 이름에 반응하지 못하거나, 18개월까지 적어도 몇 가지 흔한 물건들의 이름을 대지 못하고, 2세까지 간단하고 일상적인 지시에 따르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우리는 흔히 ‘아직 어려서 이해를 잘 못하기 때문이다’ 라고 간과하기 쉬운데 이러한 아이들은 듣는 말을 수용하여 이해하는 과정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고 남의 말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도 늦어진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용성 언어장애’라고 많이 불리는데 이 때문에 이해력만 떨어지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앞서 말한바대로 말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용어로는 ‘혼재 수용-표현성 언어장애’라 한다. 하지만 손짓으로 무엇을 하라든가 부모에게 표정이나 태도로써 감정을 표시하거나 지시하는 것 등은 잘 이해를 하고 이에 대하여 반응도 좋은 편이다. 같은 지시라도 손짓 발짓을 하지 않고 말로만 하면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 언어적인 의사소통을 이해하지 못하므로 생활에도 지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학습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말만 못하는 아이들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들은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힘들기 때문에 자연히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언뜻 보아 정신지체나 자폐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부모와의 관계 형성이 이루어지고 놀이도 다양하다는 것이 이들과 구별되는 점이다. 이러한 언어문제를 갖고 있는 아이들은 사실 언어적 문제보다도 2차적인 장애가 더 심각한 경우가 많다. 말을 못하고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문법적 구조나 학습에 당연히 이해가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학습상의 문제를 심각하게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 다음으로는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다른 사람들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또래관계 형성이 어렵다. 또래관계 형성이 어렵게 되면 집단생활이 어렵게 되고 집단생활이 어려우면 유치원이나 학교생활에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정서적 불안이나 우울증으로 발전하기 쉬운데 따라서 이 장애에서 사회적-정서적 행태상의 장애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동반된 장애들은 어떤 특정한 형태를 갖지는 않으나, 산만함, 부적절한 행동, 또래로부터의 고립, 불안, 예민함, 또는 과도한 수줍음 등이 비교적 흔하다. 역시 발생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지만 이 장애를 가진 개인의 직계가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로 볼 때 역시 유전적 영향이 강함을 알 수 있다. 이 장애가 심한 경우는 2세 경에도 분명해질 수 있지만 보통 4세 이전에 발견된다. 가벼운 경우는 이해의 결함이 보다 분명해지는 초등학교에 갈 때까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