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오오오늘 노노노노놀러간다” 아마도 어린시절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한 반에 꼭 한 두명씩은 이렇게 말을 더듬는 아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말더듬는 친구들이 점점 줄었던 기억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보고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대부분 말더듬기는 5세 경에 가장 많이 발병하고 10세 이전에 거의 98%가 발병한다고 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에 말더듬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말더듬는 아이들은 대부분 16세 이전에 거의 60%가 회복된다고 한다. 따라서 점점 상급생이 될수록 그런 친구들을 대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말을 더듬는 아이들을 유창성 장애라 한다.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이 유창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런데 일반사람들일지라도 사실 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렇다. 모든 사람들이 상황에 따라 말을 더듬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해야하는데 말문이 막힐 때, 말을 더듬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사랑고백을 할 때도 말을 더듬는다. 잘못을 저질러놓고 엄마에게 심문을 당할 때도 말을 더듬는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전혀 더듬지 않는다. 이처럼 말더듬은 심리적인 요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지 그 원인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최소한 일반인들의 말더듬만은 심리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물론 이러한 일반인들의 일시적인 말더듬을 유창성 장애라 하지는 않는다. 유창성 장애로 진단 내리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평균 1분당 3회 이상 말을 더듬어야 한다. 이러한 말더듬의 유형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위에서 예를 든, 하나의 단어를 반복해서 말하는 상태로 말더듬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다음으로 ‘사----과’와 같이 모음이나 마찰음을 길게 늘여서 말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첫 음절을 시작하기 힘들어 해서 한참 말을 입밖에 내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말더듬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하지만 자신의 말더듬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머리를 흔들거나 눈을 깜박거리는 일종의 틱증상도 나타난다. 이것이 더 고착화되고 주위의 자극이 심하면 심할수록 아이들의 문제행동은 말더듬이 아니라 대인회피증으로 나타난다. 이제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렵고 불안하기 때문에 스스로 고립을 택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유창한 언어구사는 심리적 상태나 외부적 상황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아이의 말더듬도 시간이나 상황, 그리고 아이 자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 말을 더듬는 증세의 심각성이나 빈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부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말더듬는 증상이 언제,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어떤 형태로 지속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가정환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그래서 일단 부모의 양육태도, 성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혹시 아이에게 급하게 대하거나 요구가 많지는 않았는지, 너무 무리한 학습을 시키지는 않는지, 가정에 불화는 없는지 등의 스트레스 요인들을 체크해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유치원이나 학교에서의 환경도 중요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기 때문에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말더듬을 초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선 아이가 말을 더듬으면 옆에서 고쳐주려고 하거나 혹은 말을 대신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 말더듬는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이러한 행동들이라 한다. 말더듬는 행동에 대한 치료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집에서는 될 수 있으면 편안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대하는 것이 아이에게 훨씬 더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주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누구나 말을 더듬는다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한다. 위에서 말한대로 인간은 누구나 말을 더듬는다. 미국의 부시대통령도 이라크의 교도소 이름을 몰라 말을 더듬어 뉴스거리가 된 적도 있다. 따라서 아이에게 그러한 상황이나 사실을 이해시키고 ‘너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이 말을 할 때, 몇 번이나 더듬는지 세어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치원이나 학교상황에서 아이가 놀림을 당하지 않도록 철저히 배려해 주도록 선생님들에게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이루어진다면 아이는 말더듬으로 인한 마음고생만은 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