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음식을 다시 토하는 구토는 어른보다도 아이들에게서 자주 보는 증상의 하나다. 구토는 다른 여러 가지 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증상의 배경에는 복잡한 요인이 얽혀 있어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다. 아이가 구토한 경우에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신체적 질병이다. 위장과 관련된 문제, 감염, 식물 알레르기, 다양한 중독, 대사성 질병, 뇌종양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체적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주 토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 때는 아이들의 심리적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음식을 억지로 먹게 한다든지, 정서적으로 흥분을 한다거나 혐오의 기분을 나타낸다거나 주위의 관심을 끌려고 할 때,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구토함으로 현실로부터 도피하려고 하는 경우다. 성인은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기도 하고 언어나 추상적 개념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한다. 하지만 그러한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신체나 감정을 적절히 조정하기가 어려워 마음과 신체가 따로 따로 노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생각하는 것이나 느끼고 있는 것이 신체증상이 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른이라면 느낀 점을 말로 표현해 세세하게 설명을 하거나 자신의 힘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경험도 부족하고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잘 처리하지 못하고 욕구불만을 표현하지 못한채 스트레스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것이 쌓이게 되면 긴장이 높아져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구토란 마음속에 쌓여있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 ‘토해버리고 싶은 것’ ‘유쾌하지 못한 것’ ‘불안한 것’ 등을 신체를 빌려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안고 있는 갈등을 신체증상으로서 표현하는 말하자면 신체적 언어표현인 것이다. 즉, 아이가 신체 전체로 표현하는 SOS의 신호로서 아이의 의사표현의 범위를 넘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신체적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주 토한다면 심리적인 면에서 어떠한 갈등을 안고 있는지, 아이의 행동패턴이나 성격, 엄마나 아빠나 형제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 등의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구토와 관련해서 ‘반추장애’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일단 삼킨 음식을 다시 역류해서 그 음식을 뱉거나 씹어서 다시 삼키는 증상이다. 이런 아이들은 음식물을 되올릴 때마다 특이한 자세를 취하는데 마치 어린 아이들이 젖을 먹을 때처럼 입 동작을 하며 상당히 만족스러운 듯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음식을 되올리는 사이사이에 흔히 배고파서 보채는 듯한 상태를 종종 보인다. 3 - 12개월 사이에 자주 발생하고 정신지체의 경우 좀 늦게 발병하는데 치사율이 25%로 매우 높다. 음식을 자주 먹여 준다고 해도 반추가 곧 이어서 생기기 때문에 영양상태는 나빠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계속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거나 탈수, 병에 대한 저항력 감소가 오고 성장이 안 되는 특징이 있다. 영양상태가 나쁘면 이어서 발달과 발육 전반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후유 장애가 심한 경우도 있는데 이는 부모가 수유의 이상으로 지치거나 흥미를 잃고 아이를 내버려두는 결과가 흔하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의 역류로 인한 냄새 등으로 아이를 덜 가까이하게 되는 일도 흔히 발견된다. 하지만 반추장애는 매우 드문 병이기 때문에 만약 이와 같은 행동을 아이들이 한다면 우선 신체적인 질환이 있는가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받아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