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을 가릴 나이가 되었는데도 밤에 자다가 이불이나 담요에 쉬를 하는 아이가 있다. 옛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에게 머리에 키를 씌우고 이웃집에 소금을 얻어 오게 했다. 즉, 오줌 싼 사실을 동네에 소문내고 창피함을 주면 아이가 정신을 차리게 되어 다시는 오줌을 싸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소금에는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민속적 의미와 오줌으로 빠져나간 염분을 보충해 준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 두 번이 아니라 거의 매일처럼 이런 행사를 치루는 아이들이 있다. 심지어는 하룻밤에 두 세번씩 일을 치루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유뇨증이나 야뇨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유뇨증이란 방광의 조절이 가능해야 하는 연령(대개 만 3-4세) 이후에도 옷에 오줌을 싸는 것을 말한다. 이런 행동이 밤에 심한 경우 야뇨증이라고 한다. 유뇨증 아이의 75%는 처음부터 소변을 가리지 못한 일차성 유뇨증이지만, 초등학생이후의 유뇨증 아이의 절반이상은 이차성 유뇨증(1년이상 소변을 잘 가렸던 아동이 발생한 경우)이다. 유뇨증을 단일 원인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유전적 요인, 신경근육계 및 비뇨기계의 미성숙, 심리사회적 요인이나 대소변 가리기 훈련의 이상, 생물학적 요인등 여러 설이 제기되고 있다. 처음부터 소변을 가리지 못한 일차성 유뇨증은 부모가 강제적으로 대소변 훈련을 시키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다. 또한 대소변 훈련과 관계없이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방광의 조절 기능을 습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가족내 정서적 스트레스가 만연한 경우, 조기에 부모와 떨어져 만성 불안, 유아원, 놀이방에서 적응 불안 등이 만성적으로 지속된 경우 원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1년이상 소변을 잘 가렸던 아동이 이사, 부모의 불화, 동생의 출생, 가족의 사망 같은 스트레스환경으로 인하여 갑자기 밤에 소변을 이불에 싸 버리는 경우가 계속될 수 있는데 이러한 이차성은 간헐적이고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아이들의 경우 방광이나 오줌줄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아주 극소수다. 그러나 소변내 염증이 있는 경우가 정상아동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에 소변검사가 필요하고, 소변에 염증이 자주 발생시 소변계통에 병이 있는 것을 의심하고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아이가 유뇨증의 증상을 보일 경우, 부모와 아동의 협조가 모두 필요하며, 유뇨증이 발생하는 심리 사회적 평가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저녁 식사 후에는 음료를 주지 않고, 자기 전에 소변을 꼭 보게 한다. 2) 야뇨증 때문에 아동에게 벌을 절대 주면 안 된다. 대신에 아침에 일어나 이부자리가 깨끗한 날은 꼭 상을 준다. 3) 큰 아이는 전날 오줌을 쌌을 경우 대충이라도 옷이나 이불에 세정제를 섞여서 발로 밟아서라도 스스로 이불을 빨 게 한다. 하지만 절대 강압적이면 안 된다. 이 외에 유뇨증이 심한 경우는 약물치료도 하지만 약물복용을 멈추면 재발이 있을 수 있으며 5개월 이상의 투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한 코내에 분무하는 약도 있지만 효과도 일시적이고 부작용이 올 수 있어 대개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원인 환경을 부모가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노력과 아동에 대한 격려만으로 80~85%이상이 치료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