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가 태어나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잠자는 시간일 것이다. 아이들마다 약간씩 다를 수는 있지만 대부분 18시간에서 20시간을 잔다. 그런데 생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수면주기가 굉장히 불규칙한 아이들이 있다. 낮잠도 그다지 많이 자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깨서 우는 아이들이다. 한 두 번은 그럴 수도 있겠지, 하며 대수롭게 여기지 않던 부모도 1주일이 지나면 체력적으로도 따라주지 않아 당황하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정보를 찾기 시작하지만 그렇게 효과를 볼만한 정보를 찾지도 못한다. 낮잠을 재우지 말라고 해서 재우지 않았더니 더 심해지기도 하고, 밤에 잠자다가 깨어나면 모른채하고 내버려두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도 아이는 울음을 그치려고 하지 않는다. 결국 그대로 놔둬서는 안될 것 같아 또다시 아이를 안고 재우려고 시도하지만 잠이 들었나 싶어 뉘어놓으면 또다시 우는 아이, 정말 겪어보지 않은 부모들은 그 고통을 알지 못할 것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라면 저녁에 잠못 이뤄 늦잠 자는 바람에 몇 번씩 지각하는 일이 발생하고 그대로 회사에 출근하면 야릇한 미소로 동료들이 쳐다보기 일쑤다. 사실 필자 자신도 이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한 장본인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아직까지 그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진 게 없다. 일반적으로 신생아기에 이런 현상을 보이는 원인으로는 뇌의 미성숙으로 추론할 뿐이다. 따라서 치료방법도 단 한가지, 즉, 뇌가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행동은 시간이 가면 차츰 줄어들다가 두 돌을 전후해 정상적인 수면주기로 돌아오는데 그 후에도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수면시간이 보통 아이들에 비해 짧다. 따라서 많은 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 같아 신체적으로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아직까지 그와 관련된 문제로 보고된 적은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문제는 아이가 밤에 잠을 자다가 깨서 일어났을 때, 부모들의 대응방법에 있다. 흔히 부모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을 많이 한다. 아이가 예민하고 민감해서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깬다며 주위를 조용히 해주고, 아이들이 다칠까봐 놀이터에 내보내지 않고,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T.V. 광고를 녹화해서 틀어주고,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보기 위한다는 구실로 이것저것 열심히 시킨다. 하지만 대부분 따지고 보면 아이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의 욕심이나 편안함을 위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밤중에 일어나는 아이에게 부모들이 하는 방법도 이와 똑같다. 아이가 밤에 충분히 그리고 편안하게 잠을 자야만 집중력도 좋아지고 몸도 마음도 건강할거라며 밤에 깨는 아이를 어떻게든 다시 재우려고만 한다. 하지만 실은 부모들이 힘들기 때문에 어떻게든 금방 재우려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다칠까봐 놀이터에 내보내지 않는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는 것이 귀찮고 힘들기 때문이다. T.V. 광고를 녹화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부모들은 그 순간만이라도 아이로부터 해방감을 맛보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을 위하여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는 부모들은 자신들의 교육열 때문이다. 아직 수면과 관련된 뇌가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억지로 잠을 재우려고 하는 것은 다니기 싫다는 학원을 억지로 등 떠미는 경우와 같다. 이런 아이들에게 학원의 학습효과는 일어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잠을 잘 수 없는 아이에게 잠을 재우려고 하면 부모에 대한 원망과 불만으로 가득차게 된다. 결론적으로 자다가 깨는 아이들에게는 억지로 재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아이와 같이 일어나 놀아주고 맞대응 해주다보면 아이는 편히 다시 잠자리에 들게 된다. 물론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아침부터 일정이 짜여진 엄마에게는 너무도 큰 부담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점점 더 까탈스럽고 예민한 아이로 성장하기 쉽다. 2~3년 편안함을 추구하다보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평생 그 대가를 지불해야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