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의 기본은 휴식과 약물치료, 그리고 심리치료입니다. 여기서는 우선 약물치료, 특히 향정신약과 항우울약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울증과 같은 마음의 병에 사용되는 약은 '향정신약'이라고 부르며 대표적인 약으로는 항우울제, 항불안제, 항정신병약, 수면제, 항간질약 등의 5종류가 있습니다. 항우울제는 우울상태의 개선을 위한 약으로 우울증치료의 중심적 존재입니다. 항불안약은 '신경안정제'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불안이나 긴장을 제거하는 약입니다. 불안장애(신경증)이나 패닉장애, 자율신경실조증의 치료에 사용됩니다. 수면제는 말 그대로 수면을 촉진시키는 약으로 불면증에 주로 사용됩니다. 항정신병약은 종합실조증의 치료에 사용되고 항간질약은 이름 그대로 간질 치료에 사용되는 약입니다.
우울증이 왜 생기는지 또는 항우울제가 어떤 식으로
뇌에서 작용하여 우울증을 치료하는지를 완벽하게 설명하는 이론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중추신경계의 시냅스(synapse)내에
모노아민(monoamine)계의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이 부족하게 되면 우울증이 유발된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가설입니다. 그래서 우울증 치료제들은 모두 시냅스내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높이는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우울제는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높여주는 메카니즘에 따라 크게 다음 세가지로 나뉩니다.
삼환계 항우울제 (TCA; tricyclic antidepressants)
MAO억제제 (MAOI; monoamine oxidase inhibitors)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개발된지 비교적 오래된 MAO억제제는 심장병유발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잘 쓰이고 있지 않으며 삼환계 항우울제 역시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항우울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항우울제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Eli
Lilly사의 Prozac(일반명 : fluoxetine)이 대표적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이며, GSK의 Seroxat, Pfizer의
Zoloft 등이 모두 같은 기전의 약품입니다. 이 세 약품은 모두 2000년 연 매출액이 20억달러 이상이며, 매출액 기준 세계 10대
의약품 안에 들어가는 블록버스터들입니다. 이외에도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SNRI나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만을 억제하는
NRI같은 약도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들 중에는 기존의 항우울제로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가 약 20%나 존재하고 SSRI등 최근 개발된 항우울제들의 부작용도 기존 항우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 개발은 의학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항우울제를 중심으로 약물치료에 대하여 설명했는데 사실 일반인들은 들어도 잘 모를 것입니다. 따라서 약물치료를 받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것입니다. 부작용이 나온다거나 할 때는 의사와 연락해서 의사의 지시를 따른다면 별 문제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단지 약의 양이 너무 많다거나 오랫동안 약을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다고 느낀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한 의사란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병원을 바꿔본다거나 혹은 치료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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