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상사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이 심하게 질책을 받았습니다. 퇴근 후, 집에 누워있는데 이 상사가 자꾸 떠오릅니다. 상상속에서 상사는 길을 가다 전봇대에 부딪혀 병원에 실려갑니다.

이것이 바로 심상을 이용한 것입니다. 심상(心像, imagery)이란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마음속으로 어떤 경험을 떠올리거나 새로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것을 실제로 체험하지 않고도 그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고, 움직임을 느끼며, 냄새 맛 소리 등을 마음속으로 떠올릴 수 있습니다. 눈을 감으면 이러한 심상을 떠올리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심상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어떤 목표를 갖고 이루어지므로 잠잘 때 나타나는 꿈과는 다릅니다. 한편, 심상훈련(imagery training)이란 심상을 통제하면서 체계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인 면에서 보면 누가 언제 최초로 심상훈련 기법을 소개하였는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 문헌들의 내용들을 고찰해 보면 심상은 기원 전 그리스부터 이미 우리 마음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1900년대 초부터는 많은 학자와 임상가들이 각각 독창적으로 심상을 응용한 독창적인 심상치료 기법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였습니다.

  그 중 심상을 치료와 핵심적 매개체로 다루는 치료기법을 개발하여 소개한 학자는 1900년대 유럽의 Caslant, Silber, Desoille, Jung, Kretschmer, Schultz, Frank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들 중 심상을 마음의 어려움과 문제점의 치료에 다루고 응용한 최초의 사람은 Caslant였고, 심상을 임상장면에서 구체적으로 다루는 치료방법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공상치료기법(Daydreaming methods Die Technik des gelenkten Wachtraums)을 소개한 Desoill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좀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심상치료기법을 개발하여 이를 정신치료 및 심리치료 분야에서 신경증 및 정신장애의 치료를 위한 응용 방법으로 정식으로 소개한 학자는 독일의 정신 의학자 Happich입니다.

  따라서 심상을 치료 목적으로 다룬 선구자적 역할을 한 사람들은 Caslant와 Desoille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Happich가 1932년 심상으로 심리치료 목적으로 다룬 사례를 처음으로 학계에 공식적으로 발표하였고 또 심리치료 분야에서 체험적 심상 현상의 기능, 구조 및 법칙 등을 규명하고 재구성하는 심상훈련법을 독일 정신의학계에 처음 소개하였기에 그를 임상분야에서 심상치료를 소개한 최초의 사람으로도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소개하려는 심상훈련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 훈련은 따뜻한 태양이 내리쬐는 초원 위에 편안히 누워 있는 자기 자신을 상상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백일몽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이완을 시도하는 훈련입니다. 예컨대 여러분 자신이 ‘부드러운 초원 위에 누워 따뜻한 태양을 받으면서, 산들바람이 온몸에 와 닿을 때’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즐거운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상 속에서 마치 자신이 부드러운 초원 위에 실제로 누워 느낄 수 있는 온갖 아늑한 이완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간단히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유독 계속 부딪치는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상사가 될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으며 또한 부하직원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친척이나 친구들 중에도 관계가 틀어져서 원한까지 품게 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 우선 기분 나쁜 일들이나 쓰라린 사건들을 회상하면서 미움의 대상을 확정합니다. 그리고 다음의 순서에 따라 미움을 극복하는 심상훈련을 실행합니다. 즉, 상상과 마음의 스크린에 비추어 자신을 사물에 감정을 이입시켜보는 훈련입니다.

이 기법을 시행하기에 앞서 3~5분간에 걸쳐 앞에서 소개했던 다른 기법 중 어느 하나를 먼저 실천하고 이 기법에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 훈련이 끝나면 천천히 호흡하면서 여러분의 현실세계를 2~3분간 그려보고 난 후 깨어납니다.

1. 편안한 의자에 앉아 다리를 쭉펴고 눈을 감는다

2. 긴장해 있거나 정신이 명료하거나 맑지 못하면 다른 이완법을 실시하여 긴장을 줄인다

3. 미움이나 원한이 느껴지는 상대방의 얼굴을 선명하게 그려본다

4. 바로 미운 그 사람에게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상상한다. 그가 인기를 얻고 인정을 받거나 돈을 많이 버는 상황을 생생하게 그린다. 상세한 상황을 소설에서 묘사하듯이 자세하고, 그림처럼 선명하게 그려본다. 상대방이 좋아할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좋다.

5. 자기 자신의 반응을 검토한다. 미운 사람이 잘 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그것도 아주 세밀하고 선명하게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연습을 거듭해야 제대로 될 것이다.

6. 그 사람이 연루된 사건중에서 자기가 강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경우에 자신이 한 행동이 어떤 것이였나를 생각해 보고 만약에 그 사건을 다시 해석한다면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떨지를 생각해본다

7. 전에 비해 얼마나 스트레스가 풀렸는지 또 얼마나 상대방이 덜 원망스러운지를 의식한다.

8. 눈을 뜨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근무하면서 자신에게 불쾌감과 고통을 준 사람이 생각날 때나 그와 연관되어 기분이 형편없어졌을 때 이 기법을 이용하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