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각, 지각능력에는 '순응성'이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가장 자주 경험하는 것은
암흑에 대한 시각의 순응일 것이다. 영화를 보러 극장에
처음 들어가는 순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여기저기
손을 더듬으며 겨우 좌석을 찾을 정도다. 그런데 약
30분 정도 지나면 캄캄한 극장 내에서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는데 이게 바로 감각의 순응성이다.
또한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는 어떤 곳에서 처음에는
참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다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후각이 순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각을 포함한 인지의 순응 때문에 인간은 아주
조금씩 변하는 환경의 변화에는 그다지 의식하지 못한다.
항상 보는 아빠나 엄마는 자신의 아이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하지만 모처럼 만난 친구나
주위사람들은 아이를 보고 "벌써 이렇게 컸나?"
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 것도 이러한 순응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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