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각, 지각능력에는 '순응성'이라는 것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가장 자주 경험하는 것은
암흑에 대한 시각의 순응일 것이다. 영화를 보러 극장에
처음 들어가는 순간,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여기저기
손을 더듬으며 겨우 좌석을 찾을 정도다. 그런데 약
30분 정도 지나면 캄캄한 극장 내에서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는데 이게 바로 감각의 순응성이다.
또한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는 어떤 곳에서 처음에는
참을 수 없을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다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후각이 순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각을 포함한 인지의 순응 때문에 인간은 아주
조금씩 변하는 환경의 변화에는 그다지 의식하지 못한다.
항상 보는 아빠나 엄마는 자신의 아이가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하지만 모처럼 만난 친구나
주위사람들은 아이를 보고 "벌혹시 친구 중에
그 사람과 이야기하면 화제가 끝나지 않는 친구가 없는지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런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야기를 무르익게 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그럼 그 기술이란 무엇일까?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정말 단순하고 간단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맞장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으려는 태도이고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마타라조 등(Matarazzo et al.(1964))의 실험에
의하면 듣는 사람이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친 그룹이 전혀 맞장구를 치지 않는 그룹보다도 이야기
시간이 50%나 길어졌다 한다. 이는 듣는 사람의 적절한
맞장구가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연장시킨다는 증거다.
대학원 수업중에 상담사 역과 내담자 역으로 나뉘어진
역할놀이를 할 때 상담자 역이 전혀 맞장구를 치지
않아 도중에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경험이 있었다.
이야기를 할 때 물론 상대가 듣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으면 내 말을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혼자서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학수업의 실험에서도 그런 기분이 드는데 실제 이야기를
할 때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와 그리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할 때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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