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억에는 다양한 구조가 있다. 이번에는 인간의 기억에
관한 소개를 해보도록 하자.
지금부터
몇 개의 단어를 제시할테니 순서에는 신경쓰지 말고
기억해 보기 바란다.
'개,
산, 연필, 커피, 열쇠, 공, 피아노, 설탕, 텔레비전'
몇
개나 기억했는지, 혹은 어떤 단어가 어렵고 어떤 단어가
쉬웠는지 각자 생각해 보기 바란다. 어떤 실험에서
이런 문제를 여러 사람에게 내고 그 해답을 평균해보니
최초의 단어와 최후에 제시된 단어는 잘 기억하고 있는데
가운데 쪽에 있는 단어는 대부분 기억하지 못했다.
이처럼 최초에 제시된 것의 재생율이 좋은 것을 '초두효과'라
하며 최후에 제시된 것의 재생율이 좋은 것을 '최신효과'라
한다.
사람의
기억에는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이라는 것이 있다. 단기기억은
메모를 보고나서 전화를 걸때까지의 수초간만 전화번호를
외우는 기억형식을 말한다. 이 경우 전화를 건 후에는
번호를 잊어버린다. 반면에 장기기억은 몇 번 같은
번호로 전화를 걸다가 결국은 그 전화번호를 완전히
외우고 있는 기억형식이다. 사람은 무언가를 기억하려고
할 때,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기억이 옮겨간다.
특히 영어단어 등을 기억하려고 할 때는 복창을 한다.
복창이란 위에서 말한 단어들을 외울 때 '개, 개·산,
개·산 ·연필...' 하는 식으로 몇 번이나
반복해서 외우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초두효과는
복창과 관계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개'는 다른 단어보다도
많이 복창되어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이행하게
되는 것이다. 최신효과는 제한적으로 나타나는데, 초기
정보가 너무 일찍 제시되어 망각되어지거나, 최근의
정보가 아주 현저하게 지각되어질 때의 경우들에서만
나타난다.
이는
사회심리학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흔히 사람들을 만날
때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초두현상이다.
고전으로 여겨지는 연구에서 Asch(1946)는 피험자들에게
가상적인 인물에 대한 성격을 묘사하는 형용사들을
나열하여 제시하고, 피험자들이 그 인물에
대하여 느끼는 인상이 무엇인지를 쓰게 하여 분석하였다.
한 조건에서는 형용사의 순서가 '똑똑하고, 근면하고,
충동적이며, 비판적이고, 고집이 세며, 질투심이 강함'이었고
다른 비교조건에서는 똑같은 형용사들을 제시 순서만
뒤바꿨을 뿐이다. 피험자들은 긍정적인 형용사들이
먼저 제시되었을 때 상대방 인물에 대하여 보다 호의적인
인상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사람을 칭찬할 때나 평가할 때, 될 수 있으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단어는 항상 제일 먼저 말해두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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