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계산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누가 말을 걸면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여러분이 복잡한 문제가 생겨 한참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말을 걸면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여러분이 친구와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옆에서 아이가 "엄마!
엄마! 엄마!..."하면서 이야기를 걸면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여러분은 몇 번이나 거절했는데도 끈질기게 문밖에서 벨을 누르는
잡상인에게 뭐라 말하겠습니까? 여러분은 사람 말에 귀기울이지도 않는 사람과 몇분간만이라도 진지하게 대화가
가능하십니까? 여러분이 "지금 좀 바빠서..."라고 말했는데도 그것을 무시하고 "잠깐만 들어보세요..." 하며 붙잡고 늘어지는
상대와 이야기하고 싶으십니까? 여러분은 자신이 전혀 흥미도 없는 이야기를 열심히 들을 수 있습니까?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사람들에 따라 개인차는 다소 있겠지만 남녀차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문제가 남편과 아내 사이에
존재합니다만 대부분은 이러한 생각의 차이, 관심의 다름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니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여기서 한 가정의 부부의 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여기서는 일하는 남편과 전업주부의 예입니다.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시간, 아내는 집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생각할 것입니다. 집안문제, 아이문제, 시댁, 친정 등등 생각할 일들이 정말 산더미처럼
많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돌아오면 이때야말로 모든 일들을 의논할 대화의 시간이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는 서로 따로 지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남편이 집에 있는 시간만큼은 부부로서 의미있는 시간이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남편이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아내: 지수(아이 이름) 피아노 학원 보내야 할 것 같아요. 남편: 응, 아내: 옆집
정윤이도 학원 다닌데요. (아이 문제인데 왜 저리 태연할까?) 남편: 응, 그래 아내: 무슨 대답이 그래요? 애 문제만큼은
좀 진지하게 생각할 수 없어요?(항상 저 모양이야! 집안일, 애들 문제는 전혀 생각하려고도 안한단 말야!) 남편: 벌써부터 그런데 꼭
보내야 해? 아내: 다른 아이들 다 다니는데 우리 애만 안보낼 수 없잖아요? (아빠라는 사람이 저렇게 태평할까?) 남편:
그럼 보내지 뭐... 아내: 말투가 그게 뭐예요? (정말 저런 인간을 남편이라고 믿고 살아야 한다니... 도대체 부부란게
무엇일까!!! 귀찮은 일은 모두 내게 맡기고 집에 돌아오면 밥만 먹고 잠만 자는 식충이 같은 인간!!!) 아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동안, 남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회사에 출근하면 꼭 한 두가지 골치안픈 일이 발생합니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업무관계 등등으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머리 속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떠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남편: ... (자기가
과장이면 과장이지 왜 나한테 화풀이야...) 아내: 지수(아이 이름) 피아노 학원 보내야 할 것 같아요. 남편: 응,
(실수한 건 정계장 이었는데 왜 나한테 화풀이냐고...) 아내: 옆집 정윤이도 학원 다닌데요. 남편: 응, 그래 (하루
이틀도 아니고 더러워서 회사 때려치워야겠어) 아내: 무슨 대답이 그래요? 애 문제만큼은 좀 진지하게 생각할 수 없어요?
남편: 벌써부터 그런데 꼭 보내야 해? (옆집 애는 옆집 애고 우리 애는 우리 애지...) 아내: 다른 아이들 다 다니는데
우리 애만 안보낼 수 없잖아요? 남편: 그럼 보내지 뭐...(어차피 보낼거면서 내게 왜 물어봐...) 아내: 말투가 그게
뭐예요? 남편: ... (대체 무슨 대답을 어떻게 해야 만족할련지... 회사에서는 과장이란 작자가 괴롭히지, 집에서는 아내가 저
모양이니 정말 살맛이 안나는구만...)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문제는 대화가 시작하기 이전의 상황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상대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부의 대화가 성립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부부란 무엇인가?"
"부부의 대화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이것은 부부의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하나의 패턴에 불과합니다. 이 외의 다양한 패턴도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떠한 패턴이든 대부분 이처럼 '생각의
차이'에서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될까요? 다음에서 논하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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