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오면 가장 먼저 아내는 남편을 위한 식사를 준비할 것입니다. 물론 간단히 씻고 식사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밖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온 남편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패턴을 다 언급할 수 없으니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는 남편을 예로 든
것입니다. 아내는 남편의 식사를 준비한 후, 맨 마지막에 차나 혹은 과일을 내옵니다. 그리고 아내는 옆에 앉아 남편에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때, 남편은 귀찮은 듯이 간단하게 대답을 하면서 텔레비젼을 보기 시작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서로간의 신뢰가 아닌 불신의
싹은 점차 커지게 됩니다. 여기서 잘 살펴보면 차나 과일을 내오는 것과 이야기가 시작되는 관계의 성립은 아무런 조건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한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하지만 차나 과일을 내오는 것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신호가 되고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돌아왔을 때,
그럴 의도로 혹은 그렇게 대화를 할 상황을 일부러 만들기 위해 차나 과일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것이 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 즉 습관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것이 사회적인, 경제적인 혹은 합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심리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남편은 아내가 차나 과일을 내오게 되면 본인도 모르게 심리적으로 아내를 경계하게 됩니다. 그것도 차나 과일이 신호탄이
됩니다. 특별히 식사 후의 차나 과일을 먹는 것이 대인간의 이야기를 무르익게 한다거나 하는 효과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이 부부의 경우에는
단지 이러한 패턴이 습관화된 것 뿐입니다. 즉, 어쩌다가 차나 과일이 신호가 된 것뿐입니다. 이러한 부부의 패턴을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부부관계 개선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경우의 예를 들어보면 식사 후의 차나 과일에 주의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차나 과일을 내오고 나서 그 후의 패턴을 변화시켜야만 합니다. 남편은 차나 과일이 나오면 텔레비젼을 보려고 하는 패턴이 있습니다.
이것을 활용해서 차나 과일을 내 놓은 후에, 아무 말없이 텔레비젼 리모컨을 남편에게 건네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주 단순한 행동이지만 이
조그마한 변화는 그동안 남편의 몸에 베인 생활패턴의 일부를 완전히 변화시킨 커다란 변화입니다. 이 조그마한 변화로 부부관계는 변화 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남편은 차나 과일이 나오면 스스로 텔레비젼을 보려고하는 패턴이 있지만 이 패턴이 붕괴된 것입니다. 아내가
텔레비젼의 리모컨을 건네줬다고 하는 것은 아내의 권유로 텔레비젼을 보게 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편은 이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 변화는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에는 너무도 작은 변화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편은 자신도 모르게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이 경우, 거의 대부분의 남편은 먼저 말을 걸 게 됩니다. 왜냐하면 남편은 지금까지의 패턴이 변해 버렸기 때문에 새로운 패턴을 위해
무언가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단, 계속 이러한 새로운 패턴을 정착시킨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단 한 번 해보고
내팽개치는 분은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패턴은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 시도하는 것은 상대가
알아차리지 못할만큼의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한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단번에 커다란 변화를 시도하려고하면 상대방에게
그 의도를 들켜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주 사소한 변화로 패턴의 핵이 되는 부분만을 건들여주는
것입니다. 부부관계의 패턴은 그 부부 고유의 것입니다. 즉, 각각의 부부가 다르다는 말입니다. 그 부부에게 어떠한 패턴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시키면 좋은지는 부부에 따라 서로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좋은 패턴을 변화를 시도한다고 잘못
건드렸다가 오히려 부부관계가 이상하게 꼬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좋은 패턴에 대해서도 앞으로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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