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것도 없이 부부는 두 명의 개인에 의해 성립합니다. 부부가 되었다고 해서 개인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부부가 되면 부부로서의 생활이 진행되지만 개인으로서의 영역도 있습니다.
부부관계에 불만을 갖는 케이스를 보면 많은 부분들이 이 '부부의 영역'과 '개인의 영역'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남편의 귀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면 "이 이야기도 해야지, 저 이야기도 해야지' 하고 기다렸는데 남편은 돌아오자마자 야구를 보고 뉴스를 보고 그리고 잠자리에 들어버립니다.
"아아~, 뭐하러 결혼을 했던가!!!"
아내의 한탄은 어느덧 결혼을 철학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적어도 부부의 시스템은 오락시설이나 테마파크는 아닙니다. 부부로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물론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개인의 영역에서도 즐길수 있다는 것을 부부가 되어 잊어 버린 사람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앞서서 계속 이야기 했지만 부부관계는 구축해 가는 것입니다. 부부관계라고 하는 것에 과도한 서비스를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개인영역의 부족을 부부관계에서 매우려고 기대하면 부부관계는 불만으로 가득찰 수 밖에 없습니다.
이와는 전혀 다른 반대의 패턴도 있습니다. 즉, 부부이면서 개인영역만을 살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거야말로 결혼한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남편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활비를 한푼도 집에 보태지 않고 자신의 용돈으로 다 써버립니다. 아내는 전업주부인데 집안일은 일절 하지 않고 친구들과 노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부의 영역'과 '개인의 영역'중 어느 것이 중요한가? 하는 비교적 생각을 해서는 안됩니다. '부부의 영역'과 '개인의 영역'은 둘 다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말, '양자택일'을 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부부의 영역이 중요하다. 개인의 영역이 중요하다. 진리는 하나다. 라고 하는 인스턴트 철학으로는 잘 될 것도 잘 되지 않는 법입니다.
왜냐하면 부부란 두 명의 개인이 구축해 가는 것이기때문입니다.